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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정부 쌈짓돈 아니라 국민 노후 위한 것"
승인 | 김규태 기자 | suslater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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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3-08 1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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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부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 추진,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국민연금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노후생활 안정이다. 정치권은 국민연금을 국가의 쌈짓돈으로 크게 착각하고 있다.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한다. 국민연금 운용을 순수하게 민간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8일 오후 서울 인사동 펜앤드마이크문화센터에서 주최한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의 본질' 도서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국민연금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각 주제별로 저자들이 함께 토의한 이날 북콘서트에서 전문가(저자)들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이 결여된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는 연금사회주의라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가 지배하고 있는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를 개혁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순수하게 민간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최광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이날 축사를 통해 "정치인들은 국민연금 수익률에 대해 실제로는 관심 없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생각보다 더 잘 운용하고 있다"며 "그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제도의 기반을 잘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광 교수는 "기금운용본부가 더 잘할 여지가 분명히 있지만 언론에 보도되는 것만큼 형편없는, 크게 모자라게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최광 성균관대 초빙교수가 8일 열린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의 본질' 도서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날 북콘서트 사회자를 맡은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늘 이 행사는 향후 100년을 보는 국민연금 기금제도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얘기를 나누는 자리"라며 "국민연금 기금제도에 대해 정부가 자본주의 경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하고 있는가, 소위 사기업과 국영기업의 차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밝혔다.

김원식 교수는 "정부는 민간기업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면 안된다. 그런데 이미 정부가 국민연금기금을 통해 민간기업 주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기업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이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며 "결과적으로 이러한 연금기금 사회주의를 우리는 연금기금 자본주의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북콘서트 여는토크에서 "사실상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우리가 여러가지를 얘기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1987년 이후로 금과옥조가 되어 기업들을 끌어내리는 경제민주화라는 논리 속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노사간 힘의 균형이 더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김태기 교수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라) 힘의 균형이 더 기울어진다"며 "노동이사제와 함께 맞물려돌아갈 때 굉장히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게 눈에 훤히 보인다"고 말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소개한 바에 따르면, 저서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의 본질'은 스튜어드십코드가 낳을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해법을 모색하는 각 부문 학자들의 견해를 모았다.

저자들은 국민연금기금의 주주권 행사 및 스튜어드십코드 적용에 대해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다양한 관점에서 서로의 견해를 공유하면서 구성되었다.

   
▲ 북콘서트 사회자를 맡은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8일 "오늘 이 행사는 향후 100년을 보는 국민연금 기금제도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얘기를 나누는 자리"라고 말했다./사진=미디어펜

1장과 2장은 스튜어드십코드의 개관을 중심으로 논술됐고, 3장 4장 5장은 국민연금 관점에서 스튜어드십코드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6장과 7장은 스튜어드십코드를 통해 우리 현실이 접할 문제들을 제기했다.

1장에서 황인학 한국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스튜어드십코드의 개념과 법률상 수탁자 책임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황인학 박사는 스튜어드십코드 적용의 경우 우리나라 정부 국민연금이 책임질 수 없는, 책임지게 해서는 안 되는 영역이므로 국민연금기금에 대한 스튜어드십코드 적용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2장에서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국민연금은 기관투자자이므로 주주로서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자격이 없다"고 봤다.

3장에서 최광 교수는 그간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대한 논의는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표피적 관찰에 의해 진단과 처방이 이뤄져 왔다고 보았다.

최 교수는 기금운용의 주체는 국민연금공단이이어야 하고 기금운용은 국민연금공단에 맡기고 복지부는 감독만 해야 한다는 점, 국민연금이 공단으로 위탁되어 있으므로 제도운영과 기금운용은 통합 관리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최 교수는 3장에서 "기금운용이 정부로부터 독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그 자체가 문제이기에 폐기되어야 한다"며 "선진국 경험으로부터 국가기금 운용을 배우되 표피만 보고 모방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4장에서 김원식 교수는 "국민연금기금은 거의 모든 국민들의 소득에서 징수된 것으로 모든 국민들의 경제생활에 장단기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되며 특히 생산과 관련될 민간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특히 김 교수는 "민간기업에 대한 주식보유는 사실상 공기업과 다르지 않은 정부기업이 되는 것을 의미하고 결과적으로 정부정책의 수단화할 수밖에 없다"며 "스튜어드십코드가 거의 모든 민간기업들이 정부의 정책을 수행하는 기구(agency)가 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통하여 우리나라 민간기업들은 사유재산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기업이 되어 진정한 기업가는 배제되고 강성 노동조합이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8일 북콘서트 여는토크에서 "사실상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우리가 여러가지를 얘기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1987년 이후로 금과옥조가 되어 기업들을 끌어내리는 경제민주화라는 논리 속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노사간 힘의 균형이 더 무너진다"고 지적했다./사진=미디어펜

5장에서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하면, 국민들의 노후보장의 최후보루인 연기금을 수익률 보장하는데 주력하지 않고 민간기업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경영참여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전삼현 교수는 "이 경우 해당 기업의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은 연금가입자들의 몫이 된다"며 "장기적으로는 기금운용위원회를 보건복지부로부터 독립시키고, 위원들은 지역가입자대표들로 구성된 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하고 위원장이 임명하는 형태로 지배구조를 변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6장에서 김정호 연세대 특임교수는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가 직접적 목표로 삼는 국내기업들의 오너경영에 대해 그 합리성을 주장했다.

김정호 교수는 "한국에서 재벌개혁은 오너 즉 소유경영자가 경영하는 기업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며 "스튜어드쉽 코드을 대기업 오너 즉 소유경영자를 무력화하거나 단순히 관리형 혹은 친정부 전문경영자로 대체하려는 수단으로 쓰인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는 전문경영자가 오너보다 기업과 사회에 더 좋다는 전제인데 이는 매우 심각한 오류"라며 "우리나라에서 전문경영 기업은 대중적 이미지와 경영권 교체 비용을 제외한 모든 측면에서 오너 기업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대부분 정부정책들은 소유경영자 역할을 전문경영자로 대체하는 방향을 향하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이 지속되면 한국 기업 성과는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투자자 수익은 줄어들 것이고 장기적으로 노동자 소득과 일자리 자체도 줄어들 것"이라며 "전문경영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오너 경영을 무력화하는 스튜어드십코드 정책들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바른사회시민회의가 8일 오후 서울 인사동 펜앤드마이크문화센터에서 주최한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의 본질' 도서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사회를 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7장에서 김태기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제민주화, 공공성의 강화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명분이 되고 있는데 이 3가지 모두 본래의 취지와 달리 왜곡 또는 변질되어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만큼 정부와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을 높이지 못하면 스튜어드십 코드는 민간 기업도 정권의 전리품으로 만들고 국민에게 기업 부실의 부담을 떠넘길 수 있다"며 "국민연금기금으로 대기업에 스튜어드십 코드와 노동이사제도를 도입하면 대기업 노동조합의 기득권은 더 강화되고 노사간 힘의 균형은 더 기울어져 경제민주화가 경제무력화 혹은 경제우민화로 변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8장에서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다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이 국민연금에게 기업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해 달라고 위임한 적 없어서 매우 위험한 권한의 행사"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조동근 교수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국민연금의 사회적 경제적 영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스스로 역할을 자임한 셀프 도입"이라며 "국민연금기금의 주주권 행사는 기업의 생산성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해당기업의 주주가치를 제고시키는 필요조건도 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조 교수는 "인과관계는 더더욱 존재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불확실성을 제고시켜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민연금기금은 단순한 기관투자가가 아닌 '주주로 위장한' 이해관계자"라며 "국민연금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노후생활안정인데 우리 정치권은 국민연금을 국가의 쌈지 돈으로 크게 착각하고 있다. 정부 손에 칼을 쥐어 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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