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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연금사회주의하겠다는 文정부
주요기업 대부분 국민연금 영향 아래 놓여
국가의 '기업통제' 수단으로 악용 가능성
승인 | 김규태 기자 | suslater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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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1-24 13: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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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 대해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적극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3일 발언 파장이 크다.

국민연금공단에게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평가와 함께 본격적으로 '연금사회주의'를 하겠다는 선언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지분 보유기업의 임원 선임과 해임, 정관 변경 등에 관여할 수 있도록 했다.

관건은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주주권 행사 여부 및 행사 범위를 결정하는 것 자체가 향후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국내 상장사 297곳에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지배주주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SK하이닉스·포스코·네이버 등 우리나라 대표기업 대부분이다.

국민연금이 본연의 목적인 최대한의 수익성 추구와 그로 인한 재정 안정화를 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경우 경영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국민연금측은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 결정과 별개로, 지분율 5%·1% 이상 국내 투자기업 중 '중점관리 대상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수사 받는 '나쁜기업'이 대상으로 꼽힌다.

문제는 보유주식 가치를 높여 기금 수익률을 높인다는 당초 목적과 달리 국민연금의 정치적 악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앞서 박근혜 정부 사례에서 보듯 국민연금의 정치적 중립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최상위 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부터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겸하고 있고 4개 부처 차관이 당연직 위원을 맡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직은 정권에 따라 낙하산 인사가 비일비재했다.

600조원이 넘는 기금을 운용해 세계 3대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공단에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캠프 출신의 김성주 전 의원(19대 초선)을 이사장으로 임명해 전문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월23일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열린 '공정경제 추진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현재 오너일가 갑질에 대해 이미 국세청과 검찰 등 사법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밟고 있고, 대한항공·한진칼 주가는 여론의 질타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전문가들 시각도 대동소이하다.

연기금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3일 분과위원회를 열었지만, 대한항공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에 대해 단 2명만 찬성하고 7명이 반대했다.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의 경우 4명이 찬성하고 5명이 반대했다. 한진칼에 대해 주주권 행사 찬성 뜻을 밝힌 위원 2명은 이사해임과 정관변경에만 찬성하고 사외이사 선임 및 의결권대리행사 권유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공정경제 추진 전략회의'에서 "공정경제를 위해 대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틀린 것은 바로잡고 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연금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한 국민연금법 1조를 돌이켜봐야 할 때다.

국민연금 가입자 2190만명(2018년10월 기준)은 '정부가 투자지분을 매개로 기업을 좌지우지하라'는 권한을 위임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국민소득에서 강제로 일부 기금을 거둬들이고 이를 돌려주는 공적 연기금제도의 일환일 뿐이다.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민간기업을 지배하는 '연금사회주의'가 현실로 벌어질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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