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있는 대한항공에 대해 “과도한 상속세를 납부한 뒤 경영권 승계가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조 명예교수는 1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 430호에서 열린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토론회 ‘약탈적 상속세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에 참석해 “조 사장이 부담해야 하는 상속세가 약 2000억 원에 이른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상속지분을 매각하면 경영권을 잃게 되므로 상속세 재원은 ‘주식담보대출과 배당’으로 마련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해당 대출의 경우 조 회장 일가가 가진 한진칼과 한진 지분 가치가 1217억원인 것을 고려, 5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고 가정하면 조달 가능한 금액은 610억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가 1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 430호에서 열린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토론회 ‘약탈적 상속세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그러면서 “나머지 상속세 1400억원은 배당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며 “지난해 조 회장 가족이 받은 배당금은 약 12억원 수준으로 5년간 상속세를 분할 납부한다고 해도 납부 가능한 자금은 60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상속세를 내기에 배당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조 명예교수는 “더군다나 사망 후 주가가 상승하면 상속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한진칼과 강성부 펀드 간의 지분 확보 경쟁이 예상되면서 조 회장 사망 직후 한진칼 주식은 20% 넘게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임기가 내년에 끝나기 때문에 강성부 펀드와의 치열한 지분싸움이 예상된다”며 “만약 국민연금이 강성부 펀드와 공조를 취한다면 한진그룹은 경영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징벌적이고 약탈적인 상속세’가 성공한 기업의 주인을 바뀌게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상속세가 경영 승계의 발목을 잡아 기업이 성장할 여지를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속세 강화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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