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우리카드보다 2배 큰 몸집 자랑하는 롯데카드…"영업인력 중심 구조조정 단행 가능성"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하나금융지주의 굳히기로 정리되던 롯데카드 인수전이 우리금융지주의 참여로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업계에선 두 지주사 가운데 어느 곳으로 인수가 낙점되더라도 롯데카드의 인력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 사진=롯데카드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의 지분 60%, 우리은행이 20%, 롯데그룹이 20%를 나눠갖는 구조다.  

우리금융그룹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지난 19일 마감된 롯데카드 본입찰에 하나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 2곳이 참여해 하나금융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점쳐진 상황이었다. 

또다른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한화그룹의 불참으로 날개를 단듯 보였던 하나금융의 롯데카드 인수는 우리금융의 참여로 발목을 잡히며 상황을 예단하기 힘들어졌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참여로 카드업계도 크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품게 된다면 롯데·하나카드가 업계 3위로 도약하고, 우리금융이 롯데카드를 품게 된다면 업계 2위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른 지난해 카드사 자산규모 순위는 △신한카드(29조3500억) △삼성카드(23조47억) △KB국민카드(20조5074억) △현대카드(15조9439억) △롯데카드(12조6527억) △우리카드(9조9831억) △하나카드(7조9847억) △비씨카드(3조6526억) 순이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카드사 자산규모는 롯데·하나카드가 20조6374억원, 우리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롯데·우리카드 자산규모가 22조6358억원으로 인수를 단행하는 업계는 어디든 단숨에 3위로 도약하게 된다. 

시장점유율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카드(11.2%)와 하나카드(8.2%)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신한카드(21.5%) 뒤를 잇는 업계 2위권으로 오르게 된다.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시장점유율은 8.5%로 7개 카드사 중 6위에 그친다. 그러나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의 단순 합계가 19.7%로 업계 2위권으로 치고 올라간다.

다만 두 곳 모두 롯데카드의 큰 몸집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지주가 입찰 가격 뿐만 아니라 고용보장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기존 카드사가 새로운 카드사를 인수하는 경우 인위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이 부각된다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카드사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롯데카드의 경우 2018년 전체 직원수가 1708명에 달해 하나카드의 직원수(758명)와 우리카드의 직원수(636명)보다 2배 이상 큰 몸집을 자랑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중 어느 쪽으로 인수가 진행되더라도 인력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롯데카드의 영업인력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다음달 초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을 마친 롯데지주는 현재 인수 후보자들이 제시한 조건을 비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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