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나치 게슈타포와 같은 무소불위의 괴물기관…헌법기관도 아닌데 '검경보다 우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30일 여야의 극심한 대립 끝에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김관영 원내대표 등 바른미래당의 편법 사보임으로 시작된 의회 민주주의 폭거는 합법성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들어선 문재인정부는 박 전 대통령 몫이었던 대법관·헌법재판관 지명 몫까지 포함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친여권 인사로 장악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문정부는 헌법 개정 없이도 정권의 부침과 별개로 법률에 의한 독재가 가능하게 됐다.

기존 선거제도는 소선거구 표 대결로 각 당 의석이 정해지지만,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새로운 선거법 개정안은 정당 득표율로 각 당의 전체 의석을 정한 후 그 안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로 배분한다.

이러한 선거제 개편은 현재의 정치공학상 친박 성향 신당을 촉진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게 치명적이다. 또한 나머지 4당이 지역별 진보단일후보를 내세우는 등 야합을 통해 대거 의석수를 늘려 개헌선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패스트트랙 지정에 따라 선거법 개정안은 이르면 10월, 늦어도 내년 3월 국회 본회의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줄어드는 지역구를 의식한 여당 내 반란표 등 특별한 변수가 일어나지 않는 한 제1야당이 결사 반대하는 게임의 룰로 내년 4월 총선이 치러진다.

비례대표 확대를 노린 야 3당과 여당의 야합이 한국당을 포위해 입법권까지 거머쥐려는 의도라면, 공수처는 이를 더 공고히 하는 쐐기로 작동한다.

   
▲ 4월29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긴급의원총회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사진 가운데)와 홍영표 원내대표(사진 좌측) 등 소속 의원들이 국민의례를 갖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법안 전문에 따르면, 공수처는 대통령이 직접 지휘통제하는 정치적 사찰·수사기구 성격이 크다. 공수처는 검찰과 동일하게 수사권·영장청구권·기소권까지 갖지만 행정·사법·입법부 중 어디에 속하는지 알 수 없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수처장에게 3년 임기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이어진 적폐청산 수사에서 가장 큰 줄기를 차지한 혐의가 직권남용인데, 공수처는 이를 비롯해 공무상 비밀누설·허위공문서 작성·직무유기 모두를 대상 범죄로 다룬다. 더 큰 문제는 이를 통해 검찰의 수사권·기소권 행사,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 판사의 재판권 행사가 공수처 수사대상으로 전락해 사법 독립에 치명적인 독소조항으로 작용한다.

시민단체나 좌파 등 특정 정치세력이 법원·검찰·고위공무원을 고소·고발할 경우, 이를 빌미로 공수처가 청와대의 하명 사건을 전담할 길이 열린다. 또한 법안 8조1항에 따르면 9년의 임기를 보장받는 공수처 검사 중 검사 출신은 정원의 절반을 넘을 수 없다고 규정해, 좌성향 변호사 단체의 개입과 참여를 사실상 열어놨다.

검찰과 경찰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갖고 특정 정치인을 죽이거나 살리는 수사를 할 수 있는 공수처는 태어나서는 안된다. 명백하게 위헌인 규정이 한두개가 아니다.

전체 공직자를 감시하는 또다른 권력으로 작동할 공수처, 제1야당을 압살할 수 있는 선거기반을 마련하는 선거법 개정안. 여야 4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보여준 '동물국회'를 넘어 입법기관 스스로를 부정하는 위헌기관으로 전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