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협회장 자격으로 도쿄 프레올림픽 참석…공급망 점검 등 일정도
일본 수출규제 강화시 직접적 타격 없지만…협력사 소재수급 등 우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리스크 해소와 브랜드가치 제고를 위한 광폭의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중국을 찾아 현지 판매 상황 등을 점검한 뒤 다음날 바로 전용기를 이용해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양국협회장 자격으로 선수들 격려차원의 의 출장이라는 것이 공식입장이지만 공급망 사전 점검 목적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19일 현대차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1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19 도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프레올림픽)' 참석차 전용기편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대회에 참가 중인 양궁 대표선수단을 격려하는 등 양궁협회 관련 공식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앞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17일 중국을 방문해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차의 베이징 1공장 폐쇄 등 구조조정 관련 현지 점검을 진행했으며, 이튿날 귀국하지 않고 곧바로 일본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일본행이 양궁협회장 자격으로 이뤄졌다면서도 현지에서 현대차그룹 관련 사안도 챙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는 없지만 프레올림픽 일정 외 다른 일정도 챙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등 수출규제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일본을 방문한 대기업 총수가 관련 사안을 챙기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본이 자동차 부문까지 수출 규제를 확대하더라도 당장 현대차그룹이 반도체 업체들처럼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낮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엔진과 변속기 등 구동부품부터 철강제품까지 상당수의 핵심 부품을 그룹 계열사를 통해 자체 수급하고 있으며, 전장부품까지 포함한 전체 부품 국산화율은 90%를 넘는다. 

사실상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이 일본의 수출 규제가 강화될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현대차로의 부품 공급에 일부 차질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번 일본 방문에서 챙길 부분도 협력사까지 포함한 잠재적 공급망 위험 요인에 대한 선제적 관리일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완성차쪽으로 직접 수입해 사용하는 일본산 부품은 거의 없다"면서도 "협력사들이 일부 소재나 공작기계 등에 일본산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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