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번호 변작' 신고 급증추세…KISA "예방활동 강화"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최근 발신전화 번호 앞자리를 '02'나 '010' 등으로 위장시켜 진화된 형태의 전자금융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불법적인 목적의 발신번호 변작 사례와 KISA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대응 정책을 지난 6일 발표했다.

   
▲ 사진 출처=Unsplash


'발신번호 변작'이란 말 그대로 발신자가 수신자의 전화기에 표시되는 발신번호를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공공기관의 대국민 서비스, 동일한 명의 번호에 대한 변경 표시, '1588·1688·080' 등 대표번호에 연결된 착신 전화의 발신번호를 표시하는 경우에는 합법이다.

문제는 불법 광고 전송 등의 전화·문자를 통해 악용되는 사례도 많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전자금융사기범들이 발신번호를 거짓으로 표시하기 위해 변작 수법을 쓰고 있다.

KISA 측은 발신번호 변작 수법으로 크게 음성전화 발신번호를 변작한 사례와 인터넷 발송문자 발신번호를 변작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우선 공통된 유형 중 하나로 ‘해지’된 번호로 발신번호를 변작한 경우가 있다. 음성전화 사례는 시내 전화번호를 다량 발급받고, 발신번호 변경을 신청한 뒤 개통된 전화회선을 해지하는 방식이다. 

인터넷 발송문자도 마찬가지로 회선을 개통하고, ARS 인증을 통해 문자 사이트에 가입한 뒤 전화 회선을 해지하고 해지된 번호로 문자를 발송하는 방식을 썼다.

개인 전화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한 경우도 있었다. 별정통신사 가입자에게 인터넷 전화 회선(070 번호)을 개통한 뒤 가입자 명의가 있는 050 전화번호로 발신번호를 변경하는 방식이다. 030, 050 등의 전화번호로 발신번호를 변작하는 것은 금지돼 있음에도 통신사가 명의만 확인한 뒤 처리했기 때문이 변작을 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 발송문자 발신번호 변작 유형으로는 타인의 정보를 탈취해 문자 사이트를 이용한 사례가 발견됐다. 사기범들은 대포폰으로 문자 사이트에 가입 후, 타인의 전화번호와 SMS 번호를 탈취해 이를 발신번호로 등록했다. 

KISA 발신번호 변작 신고 센터에 따르면 발신번호 변작 신고 건수는 지난 2017년 1만여건에서 작년 2만 6천건으로 급증 추세를 보였다. 올해는 7월까지 1만 3000건을 기록했다.

보이스피싱 신고 건수 역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KISA 측은 보이스피싱의 상당 부분이 변작된 발신번호로 이뤄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KISA는 발신번호 변작 신고 센터를 운영 중이다. 신고된 전화·문자의 전달 경로를 추적해 원 발신지를 확인한 뒤 조치하며, 대개 일주일 내로 처리가 종료된다. KISA는 발신번호 변작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찰, 금융감독원과 협력해 예방 활동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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