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배럴당 70달러 돌파…WTI·두바이유도 상승
글로벌 수요 부진·공급 증가 지속…'오일쇼크' 가능성↓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사살을 계기로 미국과 이란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으나, 곧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선 3월물 브렌트유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2% 오른 배럴당 70.11달러(10시03분 기준)에 거래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선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같은 기간 1.9% 높아진 64.27달러에 판매됐으며, 두바이유 역시 지난 3일 67.83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이란 정부가 최근 사실상 핵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솔레이마니를 추모하는 시위대가 복수의 의미가 담긴 붉은 깃발을 내건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공격을 감행할 경우 52곳에 반격할 준비를 마쳤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추모식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사진=BBC 유튜브 캡처


그러나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중동이 기침하면 국제유가가 오른다'던 과거와 달라졌으며, 지난 9월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사례로 볼때 유가 상승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실제로 드론을 통한 공격으로 전 세계 산유량이 5% 가량 줄어들면서 국제유가가 평균 13% 가까이 급등했으나, 2주 만에 제자리로 돌아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에 돌입한다면 유가의 추가 급등은 불가피하지만, 이란 원유 수출량이 0에 가깝다는 점에서 석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전면전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차질 가능성은 경계해야 될 부분"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도 "당분간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영향으로 현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면서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1분기 미국 원유 재고 증가세가 데이터로 확인된다면 하락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미국 오클라호마 내 SK이노베이션 석유 시추 설비/사진=SK이노베이션


반면 KB증권은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수송량의 약 15% 수준으로, 이란의 해상 봉쇄시 국제유가는 일시적으로 10%이상 상승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글로벌 원유 수급 전망을 봐도 이같은 현상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미중 경제전쟁 및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유가 상승시 미국 셰일가스·오일 생산량 증가로 공급 차질이 해소된다는 것이다.

가이아나·노르웨이·브라질·캐나다 등에서도 원유 공급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대형 유전이 발견되면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다고 해도 공급 부족이 나타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가 높아졌던 것은 난방유 수요 증가 등의 요인도 있었다"며 "중동에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80달러를 넘어 100달러까지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제는 '오일쇼크'를 보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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