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진에어·한국공항, 1Q 총 영업손실 1167억원
비상장사 에어코리아·항공종합서비스, 올해 실적 전망 어두워
㈜한진, 1Q 영업익 254억원…2023년꺼지 택배 MS 20%↑ 목표
여객부문서 쓴맛 본 대한항공, 화물운송으로 수익 창출
   
▲ 대한항공 A330 여객기에 지상조업 중인 한국공항 직원들./사진=대한항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글로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진그룹의 항공사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물류 사업부는 호황을 누리고 있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3일 항공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진에어·한국공항 등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한진그룹 내 항공 계열사의 1분기 총 영업손실은 1167억원으로 나타났다. 세 회사가 전년 동기 284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던 것과는 영 딴 판이다.

항공사 여객서비스 위탁수행·운항관리를 지원하는 에어코리아와 칼 리무진 운영사 항공종합서비스 역시 항공 수요가 줄어들고, 공항을 찾는 사람들이 감소해 실적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이 두 회사는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연 1회 감사보고서만을 내지만 두 회사 모두 2018년 대비 2019년 당기순손실 폭이 커졌다.

항공종합서비스는 2018년 당기손손실액수가 9억원이었으나, 이듬해인 2019년 39억원으로 적자폭이 4배로 커졌다. 에어코리아의 2018년 당기순이익은 4억원이었지만 2019년 1억2000만원 당기순손실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반일불매운동으로 인해 일본행 여객 수요가 잠시 주춤했지만 다른 나라로 향하는 수요가 대신 폭발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연초부터 여객 수요가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해 공항으로의 이동 자체가 없어졌다. 따라서 내년 초에 나올 두 회사들의 2020년도 감사보고서상 적자 규모가 불어나있거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이 항공 계열사와 자회사들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는 동안 한진그룹 물류 사업부가 전체 손실액을 조금이나마 상쇄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 항공종합서비스 소속 KAL 리무진 버스./사진=항공종합서비스


종합물류기업 ㈜한진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무려 254억원에 달한다. 전년 같은 기간 183억원에서 71억원(38.5%) 가량 폭풍 성장한 셈이다. 택배사업의 경우 쿠팡 등 전자상거래 물량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소규모 발송 고객 전용 '원클릭 택배서비스'와 비대면 소비가 급증해 무인택배함 확대 등 개인택배 서비스도 강화한 덕분이라는 게 ㈜한진 측 설명이다.

㈜한진의 택배 시장 점유유은 14%정도다. 이 회사는 시장 점유율을 2023년까지 20%를 상회하는 것을 목표로 투자를 진행중이다. 지난 1월에는 대전 메가 허브(Mega-Hub)터미널 구축을 위한 투자 계획을 결정했으며, 3월에는 세종시에도 허브 터미널을 신규 개장해 일 20만 박스 이상의 추가 캐파를 확보하는 등 전국 각 지역에 터미널 신·증축을 추진하고 있다.

물류사업에 있어 ㈜한진은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과 물류 관리 역량 확보를 위해 지난해 말과 2월에 광양과 포항에 물류센터를 열었고, 중량물선 추가 도입 등 신규 인프라를 기반으로 영업력을 한층 강화하기도 했다.

또한 기존 전략 화주사와의 협업을 강화하며 컨테이너 터미널 법인을 연계한 '큰손'인 우량고객을 신규 유치하는데 힘썼다. 덧붙여 서울복합물류 냉동·냉장 창고에 바탕해 콜드체인 시장의 성장세에 입각해 신선물류 서비스를 키웠다.

㈜한진 관계자는 "앞으로도 택배 캐파와 물류 인프라를 확대하고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한 인천국제공항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 운영 등 핵심사업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자동화 투자 및 인프라 확대 △IT 운영시스템 강화 △부동산·유동화 가능 주식 적극 매각을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에도 총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객 수송부문 실적에서는 먹구름이 낀 대한항공 역시 화물운송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관계자는 "회사 내부 규정상 화물 수익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베트남과 중국, 유럽으로 띄우는 '벨리 카고(belly cargo)'를 포함, 화물 수익이 적게나마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항공화물 공급 축소로 인해 운임이 급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대한항공 2분기 화물부문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월 아시아-미주노선 운임은 톤당 6.67달러로 전년동기비 90%, 유럽노선 운임은 5.31달러로 전년동기비 108% 올라 5월도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의약품·의료장비 등의 긴급수송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항공화물 운임은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항공화물 물동량의 50%가 아시아-미주·유럽 노선상에 있다"며 "대한항공이 2018년 기준 글로벌 6위의 항공화물 수송실적을 보유 중"이라고 했다. 또 "국제 항공유가가 전년 동기비 60% 낮은 배럴당 27달러를 찍고 있어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올해 화물이 차지하는 대한항공 매출 비중이 50%에 육박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