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 운동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89.9% 감소
소비자가 원하는 파일럿 도입 '감감무소식'
명확하지 않은 혼다코리아 태도에 딜러 직원 퇴사 이어져
   
▲ 혼다 파일럿/사진=혼다코리아


[미디어펜=김상준 기자]혼다코리아가 소극적인 영업활동으로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구설에 오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파일럿의 올해 출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파일럿은 혼다코리아가 야심 차게 내놓은 대형 SUV로 출시 이후 꾸준한 판매를 기록했지만,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된 이후 판매량이 급락한 바 있다. 이에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11월 ‘땡처리’에 가까운 1500만원 수준에 파격 할인을 적용해 파일럿의 재고를 전량 소진했다.

   
▲ 혼다 파일럿/사진=혼다코리아


문제는 파일럿의 물량이 모두 팔린 이후 8개월째 추가 차량 도입이 없다는 점이다.

복수의 딜러사 취재 결과 “혼다코리아로부터 파일럿 도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은 바 없다”, “올해는 출시 안 하는 것으로 아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는 내용이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지역 혼다 딜러 직원은 “파일럿에 대한 소비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혼다코리아에서 알려주는 출시 정보는 전혀 없다”며 “지난해 마이너스 마진으로 파일럿의 재고를 처리한 이후 혼다코리아가 파일럿 도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딜러는 “파일럿이 9월에 출시할 수도 있다는 정보가 있었지만, 지금은 연말 출시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명확하지 않은 혼다코리아의 태도 때문에 퇴사하는 딜러들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고 한탄했다.

   
▲ 혼다코리아 홈페이지에서는 총 6종에 차량을 소개하고 있지만, 현재 구매할 수 있는 차종은 단 3종에 불과하다/사진=혼다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현재 혼다코리아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하고 있는 차량은 총 6종(어코드, 파일럿, 시빅, CR-V, HR-V, 오딧세이)인데 반해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차량은 어코드, 오디세이, CR-V(출시예정)까지 3종에 불과하다. 

시빅과 HR-V는 소량 남았던 물량이 최근 소진됐으며, 파일럿과 마찬가지로 향후 추가 물량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혼다 CR-V/사진=혼다코리아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의 직격탄을 맞은 혼다코리아는 최근 행보를 봤을 때 사업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출시하는 CR-V의 경우에도 물량 자체가 얼마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대형 SUV가 국내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상황에서, 혼다가 유일하게 팔 수 있는 대형 SUV 파일럿을 출시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소비자가 원하는 차량을 들여오지 않는다는 것은 사업 철수를 준비한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혼다 어코드/사진=혼다코리아

이에 대해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에서 사업을 철수하는 상황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영업 딜러점의 의견과는 달리 혼다코리아는 올해 안에 파일럿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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