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자회견서 "법원 선고 나자마자 사면 말할 권리 없다고 생각"
"전직 대통령 지지한 분들 아픔까지 아우르는 사면 경청할 가치"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는 생각이다"며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온-오프라인 화상 형식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을 묻자 "두 전임 대통령이 수감되어 있는 이 상황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1월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재판 절차가 이제 막 끝났다. 엄청난 국정농단, 권력형 비리가 사실로 확인됐고 국정농단이나 비리로 국가적 피해가 막심했다"며 "국민이 입은 고통이나 상처도 매우 크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법원은 그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서 대단히 엄하고 무거운 그런 형벌을 선고했는데 그 선고가 끝나자마자 사면을 말하는 것은, 비록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해서 정치인들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하물며 과거의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결과에서 사면을 요구하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는 국민의 상식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저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다만 전임 대통령을 지지하셨던 국민들도 많이 있고 그 분들 가운데에는 이 상황에 대해 매우 아파하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 국민들의 아픔까지도 아우르는 사면을 통해서 국민통합을 이루자라는 의견은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아마 더 깊은 고민을 해야 될 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그에 대해서도 대전제는 국민들에게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국민들이 사면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사면은 통합의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면을 둘러싸고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면 오히려 국민 통합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