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 발행조건 넘는 배당금 지금, 상법·정관 위반…사업보고서 봐야"
'개인 최대주주' 박철완 상무, 2050년 시가총액 20조원 달성 방안 제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가 다가오는 가운데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이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금호리조트 인수를 결정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회사와 사업적 연관성이 없고, 부채비율 400%에 달하는 금호리조트를 높은 가격에 인수하는 것은 기업가치 및 주주이익을 훼손하는 결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투자 결정은 기존 사업과 연속성을 유지하며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총체적 기업체질 개선을 통한 전략적 경영 및 사업운영으로 2025년까지 시가총액 20조원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박 상무는 현재 7조원 규모인 금호석유화학의 시총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자사주 소각 △계열사 상장 △비영업용 자산 매각 △장기적 관점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략 수립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거버넌스 개선 및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등을 제시했다.

박 상무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로, 지난달말 배당확대 및 이사교체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발송하고 박 회장과의 지분 공동보유관계를 해소한 바 있다. 

   
▲ 서울 을지로 금호석유화학 본사/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 측이 주주제안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공시 서류를 철저히 확인하지 않은 점과 과거 배당 추이를 보면 항상 50원의 추가 배당을 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확인이 부족한 점 등으로 볼 때 주주제안의 진정성과 진지함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반론을 폈다.

적법하게 발행되고 유효하게 유통되고 있는 우선주 발행조건에 위반해 더 많은 우선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을 명백히 상법과 정관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금호석유화학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30일 기준으로 발행된 우선주 302만3486주 모두 구형 우선주로, 이에 대한 우선주식의 배당은 비참가·비누적적이다. 현금배당시 보통주식 대비 액면금액 기준 연 1%를 더 배당하지만, 주식배당이 있을 경우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 등 어려운 사회적·경제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주가 반영을 통해 주주가치 극대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주주제안을 명분으로 사전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현재 경영진의 변경 및 과다배당을 요구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판단되며, 이 사안이 주주가치 훼손으로 귀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정주주제안을 바탕으로 최종적인 안건 상정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주주제안을 경영권 분쟁으로 조장, 단기적 주가 상승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세력의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원은 지난 23일 박 상무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금호석유화학에게 7영업일 내에 박 상무 또는 대리인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주주명부를 열람·등사하도록 허용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