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매장 4배 '대형 롭스', 절반 개점 휴업 상태
"신규 브랜드 입점 준비 중"...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어
[미디어펜=이서우 기자]롯데쇼핑이 헬스 앤드 뷰티(H&B) 스토어 사업을 살리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2일 롯데쇼핑은 롭스 강남점 영업 공간 절반가량을 문 닫고, 새 브랜드를 들이기 위해 논의 중이다. 당장 현수막으로 빈 공간을 가리고 “신규 브랜드 입점 준비 중”이라고 써놓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새 브랜드 입점 준비 중인 롭스 강남점 외부 전경(위)과 2019년 리프레쉬 스토어로 재개장 당시 롭스 강남점 내부 전경(아래)/사진=이서우 기자, 롯데쇼핑 제공


해당 점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근 영업시간을 30분~1시간 가량 줄이기도 했다. 방문객이 줄어든 만큼 신규 브랜드 유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롭스 강남점은 플래그십 스토어와 같은 특색 있는 점포로 야심차게 문 연 곳이다. 

롯데는 2015년 10월 롭스 강남점 문을 열었다가, 신규공간을 추가 확보해 2019년 657.1㎡(198평) 규모로 재개장 했다. 일반 롭스 매장 평균 면적(167㎡·50평)과 비교해 4배 이상 크다. ‘리프레쉬 스토어’란 콘셉트로 매장 한편을 식물과 건강 음료 등을 파는 공간으로 꾸미기도 했다. 

비어있는 공간을 채우지 못하면, 강남점도 ‘구조조정’ 대상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최근 롯데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2월 전체 오프라인 점포 700개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200개를 닫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백화점과 마트, 슈퍼뿐만 아니라 롭스도 포함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115개 부실 점포를 폐점했다.

또 지난해 12월17일 이사회를 열고 마트 사업부에 롭스 사업부를 합치기로 결정했다. 

롭스는 2013년 슈퍼 내 TFT로 시작했다. 2015년 롯데쇼핑 내 별도 사업부로 정식 출범하면서 본격적으로 점포를 확대했다. 시장 압도적 1위인 CJ올리브영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실적부진이 계속되자 롯데마트 내 상품기획(MD)본부의 H&B부문으로 편입됐다. 신선식품·가공식품·패션 등과 함께 롯데마트가 담당하는 상품군 중 하나가 됐다. 

앞으로 롯데쇼핑은 마트와 롭스 통합을 통해 본사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마트 방문객이 찾는 위생·칫솔·치약·샴푸 등과 20~30대가 롭스에서 찾는 뷰티케어 상품의 장점을 결합해 전 연령대가 찾는 점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롭스 강남점은 협력사 사정으로 공간이 빈 상태인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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