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23일 페이스북 통해 ‘0선·초선’ 주자 공개적으로 지지 "밝은 미래"
나경원, 24일 CBS라디오 출연해 "만만한 대표 되면 좋겠다 생각하는 듯"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며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는 이른바 ‘0선·초선’ 주자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이에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은 “시정이 바쁜데 전당대회에 너무 관심이 많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방금 0선, 초선들이 자체적으로 벌인 토론회를 유튜브로 봤다”며 “발랄한 그들의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면서 우리 당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고 밝혔다.

‘0선’은 30대 원외인사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 초선은 김은혜·김웅 의원을 가리킨다. 오 시장이 특정인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2030세대 즉흥 유세’ 등으로 큰 도움을 준 이 전 최고위원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오 시장은 “이제 우리 당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중도층과 20·30대 젊은이들은 누가 대표가 됐을 때 계속 마음을 줄까”, “어떻게 하면 이 소중한 분들의 마음을 붙잡아둘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긴장된 표정으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그는 “정당은 집권을 위해 존재한다. 집권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으로부터 가능해진다”면서 “민주당원은 전략투표를 하는데, 국민의힘 당원은 분노투표를 한다고 한다. 분노는 잠시 내려놓고,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후보들의 잠재력에 주목해달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특히 “정치권의 공식대로 예상 가능한 결과라면, 기대감도 매력도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라며 “유쾌한 반란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게임으로 이어진다면, 기대감을 한껏 자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륜과 안정감의 대선후보와 호흡하며 대중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당 대표! 위선과 무능에 지쳐 마음 둘 곳 없는 국민이 흥미로운 기대감으로 계속 지켜봐 줄 수 있는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런 대표가 선출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무래도 당 대표가 좀 쉬운 당 대표,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대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 같다”면서 “왜냐하면 이번 당 대표는 이번 대선도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이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공천을 쉽게 받기 위해 신진 그룹을 밀고 있다는 의견이다.

나 전 의원은 “지방선거 공천 부분에 있어서도 담대하게 우리 당원들과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줘야 되는 일을 강단 있게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당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래도 정치 쪽에 아직도 관심이 많은 거 같다”며 “시정이 바쁠 텐데 왜 이런 언급을 하셨나 하는 생각”라고 꼬집었다.

나 전 의원은 “특정 계파가 당을 점령하고 있다고 할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이) 당에 오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공정한 대선후보 경선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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