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의약품 위탁생산 가능성 여부 놓고 의견 엇갈려
GC녹십자, 위탁생산 추가 사업자 선정 후보로 거론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완제의약품(DP)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기술이전을 통한 원료의약품(DS) 생산까지 이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외국에서 생산된 원료를 충진, 포장하는 DP 계약이다. 밸리데이션(유효성 검증)을 거쳐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인 백신 생산이 시작된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DS 생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한미 백신 파트너십 행사 직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로 기술 이전을 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한국 정부의 적극 공조를 요청한 바 있다. 다만 이 기술이 무엇이며 언제 어떻게 이전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놓고 엇갈린 의견들이 나온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추가 설비를 구축하고 기술이전을 받아 원액 위탁생산까지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현재 모더나 백신 원액의 위탁생산 업체는 론자"라며 "추가적인 설비구축 이후 원액 위탁생산도 충분히 가능성 있다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1~3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4공장은 건설 중이다. 현재 기준으로 최대 생산 능력은 36만4000리터이며 대부분 항체치료제 생산 설비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4공장 증설과 함께 모더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추가 설비를 구축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지수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mRNA 백신 연구 협력이 진행될 수는 있지만 기술이전을 통한 DS 생산까지 연결될지는 미지수라고 판단했다. 모더나의 백신 원액은 자체 생산 및 스위스 CMO 기업인 론자가 독점하고 있어 신규 진입이 어렵다는 시각이다. 

그도 그럴게 모더나는 원료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자체 공장 생산 능력을 50% 늘렸다. 또 론자 공장 추가 투자를 단행해 최대 생산 능력을 30억 도스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국에는 지사 설립을 추진 중이며 이를 놓고 업계에선 모더나가 자체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백신 원료를 직접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모더나는 내년까지 18억 도스 물량을 해소해야 한다. 

모더나의 이러한 행보에 따라 기존 틀이 바뀌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모더나는 자체 공장과 CMO 기업 론자 공장을 통해 DP 생산 및 mRNA 지질나노입자(LNP) 공정을 거치고 있다. 생산된 원액의 충진·포장 등 완제품생산(DP)은 미국 캐털란트와 스페인 로비 등이 맡고 있다. 

일각에선 DP 추가 계약에 대한 가능성도 거론된다. DS와 달리 DP 위탁생산의 경우 다수의 기업과 지속해서 계약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중에는 GC녹십자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GC녹십자는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와 5억 도즈 규모의 코로나백신 위탁생산계약을 한 데 이어 지난달 모더나 백신의 허가·유통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또 지난해 10월 오창에 연 10억 도즈 규모의 충진·포장 위탁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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