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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 조항' 가득 언론중재법 따져보니
'중과실 추정' 조항, 명확성 떨어져 대표적 독소조항…알 권리 침해·언론 견제 무력화
민주당, 문체위서 단독처리 후 8월 25일 본회의 통과 '강행 예고'
승인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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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21-07-30 11: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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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야권 및 언론으로부터 '과잉 입법' '언론에 재갈' 논란을 낳고 있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할 태세다.

지난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한 민주당은 조만간 문체위 전체회의를 열고 단독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여론전을 펼치면서 8월 25일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킬 복안이다.

언론중재법 새 개정안의 핵심은 징벌적 손해배상·정정보도 청구권·열람차단 청구권을 신설한다는 점이다.

'가짜뉴스' 허위·조작보도라는 개념이 새로 들어갔고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이에 대한 손해액을 배상하도록 했다. 배상액은 해당 언론사 전년도 매출의 1만분의 1을 하한선으로, 상한선은 1000분의 1 수준으로 명시했다. 고의·중과실 입증 책임은 언론에게 있다.

'악의를 가지고 허위·조작 보도를 한 경우' 대통령·고위공무원·대기업 등이 언론에게 손배 책임을 물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이러한 '허위·조작 보도에 따른 중과실 추정' 조항의 명확성이 떨어지고 추상적이다 보니 대표적인 독소 조항으로 꼽힌다. '악의'와 '허위·조작'을 누가 정확히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느냐다.

한국기자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신문협회·한국여기자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5개 언론협업단체는 28일 공동성명을 내고 "언론·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위헌적 대목이 넘쳐난다"며 "민주당이 법 개정을 강행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는 것을 비롯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극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월 25일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출범식에서 민주당 의원들 앞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박민규 기자
(익명을 요구한) 지방법원의 한 현직 부장판사는 30일 본보 취재에 "입법 취지 자체가 모호하다"며 "의도가 모호하니 법 조항을 수사하는 표현도 모호할 수밖에 없다. 재판 과정에서 판사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상이한 결론, 해석이 나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형벌 법규는 범죄 구성요건과 법적 결과인 형벌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하는데 이러한 '명확성의 원칙'에 전혀 맞지 않는 입법"이라며 "가짜뉴스, 허위 조작 보도에 대한 정의가 정확히 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벌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과잉입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지방청의 한 부장검사 또한 본보 취재에 "과실에 의한 손해배상액에 대해 기자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뿐 아니라 고의·중과실의 입증 책임을 피해자가 아닌 언론사에 있다고 해 현행 민법체계와 충돌한다"며 "위헌·독소조항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보았다.

그는 "형법상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버젓이 있는 상황에서 이중처벌 소지가 다분하다"며 "공익성 혹은 진실이라 믿을 상당한 이유라는 위법성 조각사유를 무력화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언론 보도에 대해 대통령 등 고위 공직자나 기업이 '허위 조작 보도'라고 주장하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청구를 남발할게 뻔하다"며 "현재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수월하게 소송을 제기할 법적 근거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018년 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짜뉴스 처벌법'에 대한 검토 의견에서 "언론중재위·법원·선관위 판결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거나 언론사가 정정보도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인정한 정보 역시, 객관적 사실을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고 허위로 판단된 정보도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도 발생 가능하기 때문에 가짜 정보라고 규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다음달 25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한 민주당의 속내에 대해 8월말 국민의힘 측이 문체위원장 자리를 갖고 가기 전 속전속결로 법안을 처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여야 합의에 따라 8월말 문체위원장이 야당에게 넘어가기 전, 언론에게 재갈을 물리겠다는 속내로 읽힌다.

정의당 또한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강행에 대해 "보통 시민들을 위한 언론개혁이 돼야지 집권 여당에 최적화된 언론 개혁을 추진한다면 언론 자유는 훼손되고 시민의 알 권리는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법 개정안을 다룰 국회 소관상임위 문체위원 16명 중 민주당 8명, 열린민주당 1명으로 여당은 야당 없이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

민주당이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이라고 명명한 언론중재법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우려된다. 가짜뉴스 근절이라는 본래 취지보다는 정치·기업 권력에 대한 언론의 감시·견제 기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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