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순소 수소정제설비 조성·연내 분리막 생산설비 구축…2023년 양산 계획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현대중공업그룹이 수소경제 강화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현대오일뱅크가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추진, 수소 밸류체인에 본격 탑승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고순도 수소 정제설비를 구축했으며, 올해 안에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생산 설비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분리막은 전해질막의 강도를 좌우하는 뼈대로서 연료전지 시스템의 출력 향상과 내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소재로, 수소가스에서 분리된 전자의 이동은 막고 수소이온만 선택적으로 이동시켜 주는 전해질막은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부품 중 하나다. 

   
▲ 충남 서산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고순도 수소 정제 설비에서 수소 트레일러를 충전하고 있다./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부터 중앙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세계 각국의 내연기관차 감소 정책 및 전기차 배터리 대비 시장 진입장벽 수준 등을 고려해 올 초 사업 진출을 확정하고 1단계로 현재 분리막 생산 설비를 조성하고 있다. 이후 시운전을 마치고 내년 국내 자동차 제조사와 공동으로 실증 테스트를 거쳐 2023년 제품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2단계로는 내년부터 전해질막까지 사업을 확대하는 등 부품 국산화에 일조하고, 2030년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만 연매출 5000억원·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체 확산층 및 전극 분리판 등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 전반을 포괄하는 단위셀 사업과 건물·중장비용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 진출도 검토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금까지 자체 생산한 연 20만톤의 수소를 공정 가동에 활용해 왔으며, 고순도 수소연료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량용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수소차 연료로 쓰기 위해서는 순도를 99.999%까지 높여야 한다. 현대오일뱅크가 만들 수 있는 고순도 수소는 일일 최대 3000kg으로, 현대차 넥쏘 6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3월 수소 생산·운송·저장·활용에 이르는 수소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전국 180개 수소차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으로, 한국남동발전과 수소연료전지발전 사업을 협력하기로 했다.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 전량을 탄산가스와 드라이아이스 등으로 재활용하는 블루수소 체계도 마련했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최근 태양광 패널 소재 생산, 온실가스 자원화, 바이오 항공유 등 친환경 사업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블루수소·화이트바이오·친환경 소재 등 3대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이 낸 '연료전지 개요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시장은 매년 30% 이상 성장, 2030년 50조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또한 국내 수소연료전지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해질막·기체 확산층 등 주요 부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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