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개발사 중 머크 가장 앞서...임상 3상 진행 중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과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다가오면서 필수 요건으로 경구용(먹는) 치료제가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명목으로 사회를 지속 통제할 것이 아니라 백신 접종률을 높여 감염증 확산을 낮추는 한편 먹는약 도입을 통해 치명률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 사진=픽사베이


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미국 제약사 머크(MSD)다. 이 회사는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MK-4482(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에 한창이다. 성인 1332명을 대상으로 하며 결과는 이르면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MSD는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화이자는 'PF-07321332'의 임상 2·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에 확진됐으나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중증 위험이 없는 성인 환자 약 114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임상 피험자들은 화이자의 후보물질과 항레트로바이러스제인 '리토나비르' 저용량 약을 복용하게 된다. 

로슈·아테아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AT-527'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들이 개발 중인 후보물질은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 복제를 방해해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을 막는 기전을 갖는다. 

국내 제약사들도 개발에 한창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300명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코비블록(성분명 카모스타트)'의 임상 2b상을 완료했다. 현재 임상 자료를 분석 중이며 이를 토대로 3분기 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임상 3상도 진행한다.

부광약품은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를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61명의 코로나19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에서 레보비르 투여군이 위약군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 경향을 확인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이에 부광약품은 별개로 진행 중이던 경증·중등증 코로나19 환자 104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바이러스 감소를 1차 평가변수로 설계해 유의성을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앞서 회사가 발표한 임상 2상 결과에 따르면 해당 약물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음성으로 전환된 환자의 비율(음전율)에서 대조군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풍제약은 임상 2상 보다 약 11배 많은 1238명을 대상으로 내년 7월까지 임상 3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정부도 먹는 치료제 도입을 위한 예산 마련을 완료했다. 올해 추경에서 1만 8000만명분 예산을 확보한 데 이어 내년 2만명 분 등 총 3만 8000명분의 예산을 추렸다. 코로나19 치료제 선구매 계약을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비공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제약사와 선구매 협의 중이지만 세부 사항은 비공개가 원칙이다"며 "계약이 완료되면 공개 범위를 협의해 발표할 것이다"고 했다. 미국 정부가 머크(MSD)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한 만큼 한국 정부도 이 회사와 협상을 진행 중일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먹는약이 도입된다면 코로나19 감염증 환자에 대한 조기 치료를 통해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치료에 병상이 필수적이지 않게 되어 지금보다 관리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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