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64만 명의 선택 '주목'…2위 이낙연 선전에도 '이재명 매직넘버' 더 선명해질듯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11일 대구·경북 더불어민주당 지역 순회 경선에서 과반수(51.1%) 득표를 기록하며 3연승을 내달렸다.

지난 4~5일 충청권 경선 결과를 합쳐 이재명 지사는 합산 득표율 53.8%(2만 7046표)를 기록했다.

이제 정치권의 눈은 12일 뚜껑이 열리는 1차 슈퍼위크 결과에 쏠린다.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64만명의 투표 결과를 발표하는 1차 슈퍼위크는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중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1위를 달리는 이 지사가 최종 득표율 과반수를 넘겨 결선까지 가지 않느냐 여부가 절반의 가능성 이상 정해지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9일 마감된 1차 선거인단의 온라인 투표율은 70.36%로 64만 1922명 중 45만 1630명이 참여했다. 10~12일 진행하는 ARS 투표를 감안하면 최소 75%는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선출했던 지난 2017년 민주당의 최종 누적 경선 투표을은 76.6%이다.

'고발 사주' 의혹 난타전으로 발목 잡힌 국민의힘 경선에 비해 집권여당 민주당은 뜨거운 경선 경쟁이라는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다.

2위를 달리는 이낙연 전 당대표는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배수의 진을 쳤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설지 주목받고 있다.

   
▲ 8월 5일 충북·세종 민주당 순회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가 이날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이낙연 후보자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다른 변수로는 12일 발표될 1차 선거인단 결과가 앞서 나온 다른 지역 순회 경선 결과 및 기존 여론조사 결과에 수렴할지 여부다.

정치권은 선거인단 투표율이 높을수록 각 캠프별 조직력을 최대한 가동해도 개입할 여지가 적어, 여론조사를 그대로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11일 대구경북 경선 결과가 발표난 직후, 본보 취재에 "내일 있을 강원권 발표까지 지켜봐야 겠지만 이재명 지사의 과반수 압승은 절반 이상 실현될 확률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1차 슈퍼위크가 사실상의 시금석 역할을 할 것"이라며 "투표권을 갖고 있는 모집단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이번 1차 선거인단의 선택이 사실상 2차, 3차까지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 지도부를 비롯해 어느 후보나 원팀으로 당의 힘을 모으자고 외치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이낙연 캠프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과반 득표를 어떻게 저지해 결선까지 끌고 가느냐가 최대의 관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당 관계자는 이날 늦은 오후 본보 취재에 "대구경북 경선 발표로 이재명 후보는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혔다"며 "설사 최종 누적 득표에서 가까스로 과반에 실패하더라도 결선투표에서 넉넉히 승리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고 보았다.

그는 "다만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이낙연 후보가 쳤기 때문에 이번 대구 경북에서의 득표율 격차가 다소 줄어든 것"이라며 "이낙연 후보의 고심이 깊어질 것이다. 앞으로 호남권을 잡기 위해 어떤 카드를 내밀어야 할지 심중이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대구경북 지역 경선 결과 발표 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오늘의 큰 지지는 '압도적인 경선승리'로 '압도적인 정권재창출'을 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규정했다.

자신을 '일 잘하는 국민일꾼'으로 알려온 이 지사가 민주당의 표심마저 훔칠지 주목된다. 12일 민주당은 1차 슈퍼위크 결과 발표를 오후 6시경 단행할 예정이다. 정치권의 눈과 귀가 이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