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GS 등 국내외 기업과 파트너십 강화…2030년 2차전지소재 연매출 23조원 목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포스코그룹이 신성장동력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포스코케미칼을 중심으로 2차전지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과 중국 화유코발트의 합작법인 포스코HY클린메탈은 1200억원을 들여 전남 율촌산업단지 내 6만㎡ 부지에 2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착공했다. 준공 목표는 내년 하반기로, 연간 1만2000톤 규모의 블랙파우더에서 니켈·리튬·코발트 등을 추출할 예정이다. 블랙파우더는 리튬이온배터리 스크랩을 파쇄·선별 채취한 검은색의 분말이다.

폐전지 스크랩에서 2차전지 소재를 추출하는 시장은 전기차 성장에 힘입어 2040년 28조원에 이를 전망으로, 포스코그룹은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3월 유럽에서 폐전지 스크랩을 가공하는 법인을 폴란드에 설립했으며, 5월 중국 화유코발트와 65대 35 비율로 합작해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한 바 있다.

   
▲ 9월30일 전남 율촌산업단지에서 열린 2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지우황 포스코 HY클린메탈 대표, 진수화 광양 시의회 의장, 전창곤 여수 시의회 의장, 김경호 광양부시장, 박현식 여수부시장, 이건섭 전라남도 일자리경제본부장, 송상락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정창화 포스코 신성장부문장, 허용수GS에너지 사장,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전무, 유성 RIST 원장,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 이강명 성일하이텍 사장, 궈스란 포스코HY클린메탈 이사/사진=포스코그룹


중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화유코발트와 중국 양극재·전구체 합작법인 증설을 위해 281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합작법인은 각각 연산 3만톤 규모의 양극재·전구체 생산라인을 건설, 생산력을 3만5000톤으로 늘리기로 했다. 양극재의 경우 2023년부터 전기차용 하이니켈 제품을 생산할 계획으로, 양극재 3만5000톤은 60kWh급 전기차배터리 39만대 분량이다.

양극재 원재료 수급 안정성과 내재화율을 높이고 화유코발트와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코발트 1위 회사인 화유코발트는 연간 4만톤을 생산하는 중으로, 다수의 2차전지소재 원료 광산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도 현지법인을 설립, 2025년까지 27만톤(국내 16만톤)의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산업 실무인력 양성을 위해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와 산학협력도 체결했다. 양 기관은 교육환경 조성 및 취업지원 등에서 협력할 계획으로, 포스코케미칼 임직원이 배터리소재에 특화된 공정기술 교육프로그램 및 양극재공장 현장 실습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는 산학 겸임교사들이 실무 중심으로 육성한 인력을 포스코케미칼에 추천할 방침으로, 포스코케미칼은 △제조 현장에 필요한 실무인력 확보 △지역일자리 창출 △배터리산업 경쟁력 향상 등을 기대하고 있다.

OCI와 손잡고 745억원을 투자, 합작사 피앤오케미칼을 통해 1만5000톤을 생산하는 등 음극재 코팅용 소재 피치도 국산화하고 있다. 이번에 생산하는 피치는 녹는점이 높은 고연화점 제품으로, 석유 증류로 얻어진 잔유물을 열처리해 제조한 탄소소재다.

고연화점 피치는 2차전지 충·방전 효율 및 수명 향상을 위해 쓰이는 것으로, 음극재 팽창을 막아 고용량 배터리 및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의 핵심소재로 불린다. 그러나 그간 국내에는 제조사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9월7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포스코-GS 그룹 교류회'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왼쪽)과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악수하고 있다./사진=포스코그룹


최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교류회에 포스코·포스코에너지·포스코인터내셔널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등 그룹차원에서도 GS그룹과 2차전지 리사이클링 등의 분야에서 힘을 모으기로 했다. GS측에서는 GS칼텍스·GS에너지가 동참했다.

포스코그룹은 GS그룹이 보유한 자동차 정비와 주유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2차전지 리사이클링 원료공급을 위한 합작사(JV)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9년 폐배터리 발생량이 2차전지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스크랩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등 폐배터리 회수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GS에너지가 투자 중인 전기차배터리 상태를 진단·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폐배터리 정비·재사용·재활용 여부 등을 판단하는 배터리서비스(Baas) 사업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2차전지 분야 유망기업도 공동으로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자체적으로도 2023년까지 2차전지용 고순도니켈 2만톤 생산체제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순도 99.9%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으로, 2300억원을 들여 광양제철소 동호안 부지에 설비를 조성하기로 했다. 고순도니켈 2만톤은 전기차 50만대 분량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리튬·니켈·흑연 공급부터 양·음극재 생산까지 2차전지소재 밸류체인을 갖춘 상황으로, 2030년까지 리튬 22만톤과 니켈 10만톤을 자체 공급한다는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양극재 40만톤 및 음극재 26만톤 생산체제를 구축, 2차전지소재 부문에서 연매출 23조원과 글로벌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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