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25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 상반된 여야 반응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이 진행된 25일 더불어민주당은 따뜻한 박수로, 국민의힘은 ‘침묵시위’로 맞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본회의 개의 20분 전부터 국회 로텐더홀에 도열해 ‘대장동 특혜 비리 특검 수용하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 손에는 ‘특검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성남 대장동 특혜 비리, 특검 수용하라’ 등의 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화천대유 진짜 몸통, 이재명을 수사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지나치면서 양측의 충돌을 일어나지 않았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 박병석 국회의장의 안내를 받으며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1.10.25./사진=연합뉴스

사전 환담을 마친 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여야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기립해 손뼉을 치며 환영했고, 일부 의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문 대통령은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주먹 악수를 한 뒤 본회의장 가운데 통로를 거쳐 연단에 올랐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의 뜻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좌석 앞에 ‘특검 수용’ 팻말을 올려둔 채 박수도 치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장내 구호를 외치지 않고 침묵 시위로 일관했다.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 흔들림 없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포용 성장을 위한 정책 노력 등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총 17번의 박수로 호응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 한 차례의 손뼉도 없이 굳은 얼굴로 연단만 응시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2022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를 위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회를 나서며 손팻말을 들고 배웅하는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2021.10.25./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의 침묵 시위는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퇴장하는 순간까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이 앉은 본회의장 오른쪽 통로를 거쳐 퇴장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특검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었을 뿐, 인사도 건네지 않았다.

다만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출구 앞에서 문 대통령이 어깨에 손을 올리자, 고개를 살짝 숙여 답했다. 본회의장 맨 뒷자리의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서병수 의원 등 국민의힘 일부 중진들은 문 대통령과 주먹 악수를 하기도 했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본회의장 밖에서 '문재인 대통령님, 평생 지지합니다', '우주 최강 대통령' 등의 피켓을 들고 문 대통령을 배웅했다. 문 대통령도 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 뒤 국회를 떠났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