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아시아 리딩업체를 넘어 글로벌 '톱20' 방산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AI는 최근 방위사업청과 '헬기-무인기 연동체계 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유무인복합체계(MUM-T)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12월까지로, 계약규모는 약 40억원이다.

이는 회전익항공기(헬리콥터)에서 무인기를 발사한 뒤 이를 조종·통제하는 것으로, 조종사가 무인기의 영상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 받아 원거리 정찰·타격 등 작전반경을 확장하는 개념이다. 현재 미국·유럽 등에서도 개발 및 실증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국내에서는 이번 사업으로 첫 삽을 뜨게 됐다.

KAI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1'에서 MUM-T가 적용된 상륙공격헬기를 전시했으며,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에 무인기 조종·통제 장비 및 영상정보 수신 안테나를 장착하는 등 연동체계를 실증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번 사업을 마무리하면 헬기에 탑재 가능한 캐니스터형 무인기 개발을 통해 수리온과 소형무장헬기(LAH)의 유무인 복합체계를 구축하고 사업을 확대할 계획으로,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연구원(ASTI)와 함께 초소형위성 공동연구 등도 진행하고 있다. 

ASTI는 공군과 연세대가 설립한 싱크탱크로, KAI는 ASTI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를 넘어 항공·우주분야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자체투자 선행연구를 통해 수직이착륙기(VTOL) 등 미래형 무인기 기술도 확보하는 중이다.

KAI는 이를 포함해 △MUM-T △도심항공교통(UAM) △위성·우주 발사체 △항공전자 △시뮬레이션 및 소프트웨어(SW) 등 5대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으로, KF-21 및 LAH 등 기존 주력사업을 더해 2030년 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최근 연평균 매출의 10배 수준으로, 17조6898억원의 수주잔고를 토대로 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여기에는 인도네시아·태국향 T-50 고등훈련기 수출 및 해경헬기 등 올 3분기 기록한 1조1423억원의 수주가 포함됐다.

현대중공업과 '기본설계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한국형 경항모(CVX) 개발에 대한 지원사격도 하고 있다.

양사는 고정익·회전익 항공기 및 무인기를 비롯한 함재기 운용과 관제를 비롯해 군수지원체계·훈련체계·시험평가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만재배수량 4만5000톤급 CVX는 내년 기본설계에 돌입할 예정으로, KAI가 개발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도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1'에서 모형을 공개한 바 있다. 이는 무인항공기와 무인잠수정 등을 운영할 수 있는 통합 전투체계를 적용한 것으로, 비행갑판 면적을 넓히고 스키점프대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안현호 KAI 사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경항모가 성공적으로 개발, 대양해군으로 성장하길 기원한다"면서 "항공기 운용·정비·훈련체계 등 일체의 노하우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