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S·전화면접 조사방식 상관없이 '교체 55% 대 유지 35%', 평균 추세
'문 정부와의 단절' 선언하고 공약 수정해야 하나…민주당, 아직 '자신감'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된 후, 19일 오전을 기준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전국단위 여론조사**는 총 30건이다. 조사기간은 5일부터 17일까지 여론조사별로 2~3일씩 시간을 들여 조사했다.

이 30건 중 17건에서 정권 교체 또는 정권 유지 등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와 내년도 대선의 의미를 묻는 여론조사가 있었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전국단위 여론조사 17건에서 확인된 것은 정권 교체론의 실체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조사에서든 유권자의 정권 교체 열망은 매우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앞길을 가장 크게 가로막은 것은 악화된 부동산 민심이나 '대장동 특검 수용' 여부가 아니라 '정권 교체론' 그 자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ARS(8건)·전화면접(9건) 등 조사방식과 관계없이 여론조사 17건에서 정권 교체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평균 54.9%에 달했다. 반면 정권 유지를 택한 응답자는 평균 35.1%로 양측 격차는 19.7%p에 달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월 26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함께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여론조사 17건의 표본오차가 전부 ±3.1%이고, 각 평균치의 표준편차 또한 ±3.8% 및 ±3.0%인 것을 감안하면 정권 교체론이 대세로 자리잡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정권 교체 여론을 구성하고 있는 실체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지지층 뿐만 아니라 지지할 후보 없다거나 모른다고 답한 부동층까지 포함한 것으로 분석된다.

본보가 이 여론조사 각 17건의 조사 결과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자들과 부동층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을 합쳐보니, 정권 교체를 선택한 응답자층과 평균 0.1%p 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이 수치 또한 표본오차가 ±3.4%p로 나름 상관관계를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ARS든 전화면접이든 조사방식을 어떻게 하더라도 자신의 실제 선택을 제대로 밝히지 않거나 밝히기를 꺼리는 부동층의 속마음이 '정권 교체에 쏠려 있다'고 유추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다만 정권 교체를 지지하는 응답자들은 이 부동층의 증감 추이와도 무관한 것으로 드러나, 하나의 정답을 단언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앞으로가 문제다. 전화면접 조사방식으로는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싸우고 있지만, ARS 방식에서는 이 후보가 윤 후보와 10%p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정권 교체론의 실체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대선을 이기기 위한 집권여당의 최중요 과제는 부동산 민심 적용이나 대장동 특검에 대한 무조건 수용이 아니라 정권 교체론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로 좁혀진다.

   
▲ 이 표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선출된 11월 5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정권교체론 vs 유지론' 유권자 여론을 조사한 전국단위 여론조사 내역(총 17건)이다.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여론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미디어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계승하기 보다는 '문정부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기존 공약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19일 본보의 취재에 "정권 교체론이 이재명 후보를 가로막은 몸통이라는 것은 이미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 또한 이제 막 대선 경쟁이 막을 올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을 내쳐 집토끼들을 내몰기는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문재인정부가 잘해온 것은 보완 계승하고, 부동산 등 잘하지 못한 것은 실행력 등 여러 차원에서 강도높은 혁신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무엇을 계승하고 무엇을 반대해 고칠지 앞으로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자신했다.

또한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여론조사 한건 한건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앞으로 최소 100일의 시간이 남아있다. 후보와 당이 한 몸으로 유권자에게 진심어리게 다가갈수록 표 결집은 물론이고 중도, 부동층 일부 또한 우리를 알아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일주일에 최소 서너차례씩 여러 여론조사가 행해진다. 앞으로 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총 넉달간 펼쳐질 대선 레이스에서 2주가 지났을 뿐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어떤 이미지 메이킹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해당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