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 선출 후 ARS 18건·전화면접 10건 등 여론조사 총 28건 분석
"어떤 조사방식이 더 신뢰도 높냐"에 대해선 '알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 답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5일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된 후, 18일 오전을 기준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전국단위 여론조사**는 총 28건이다. 조사기간은 5일부터 14일까지 여론조사별로 2~3일씩 시간을 들여 조사했다.

관건은 조사방법인데, ARS냐 전화면접이냐에 따라 후보간 지지율과 부동층 등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ARS 방식은 자동음에 따라 기계적으로 응답을 청취한다. 하지만 기계음을 듣자마자 전화를 끊는 경우가 많아 응답률이 대체적으로 낮다.

반대로 전화면접의 경우 질문자가 사람이다. ARS보다 상대적으로 전화를 끊는 비중이 덜해 응답률이 높은 편이다.

본보가 이 28건의 여론조사를 모두 확인한 결과, ARS 방식으로 시행한 여론조사는 18건이었고 전화면접 방식은 10건이었다.

그런데 ARS 방식 여론조사의 경우 평균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45.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32.5%,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4.7%, 정의당 심상정 후보 3.4%, 지지할 후보가 없거나 모른다고 답한 부동층은 9.1%로 나타났다.

반면 전화면접의 경우 후보별 평균 지지율은 윤석열 39.2%, 이재명 32.0%, 안철수 5.2%, 심상정 4.4%, 부동층 16.3%로 드러났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사진 좌측)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각 여론조사별 표본오차가 1건(±2.2%)을 제외하고 모두 ±3.1%인 점을 감안하면, 두 방식간 격차에서 유의미한 차이는 윤 후보와 부동층에서 확인됐다.

윤 후보는 ARS로 조사한 지지율이 전화면접보다 6.4%p 더 높게 나왔고, 부동층은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7.2%p 더 나왔다.

전화면접으로는 부동층으로 확인된 만큼의 응답자가 기계음으로 조사한 ARS에서는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셈이다.

이 후보의 경우 ARS로 조사하든 전화면접으로 불어보든 평균 지지율 32.0-32.5%로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ARS냐 전화면접이냐는 조사방식은 윤 후보와 부동층 추이에만 영향을 끼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ARS는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 여러모로 효율적이라 최근 많은 여론조사회사가 선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그만큼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정확도와 신뢰성에서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다.

다만 본보 취재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ARS와 전화면접 중 어느 방식이 실제 신뢰도가 높냐"라는 질문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답을 내리고 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선출된 11월 5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조사된 여론조사 내역(총 28건)이다.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된 것이다. 각 여론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미디어펜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18일 본보 취재에 "여론조사는 전반적인 국민여론 추세를 파악하는 기초자료일 뿐 조사방식에 따라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며 "ARS 조사방식이 윤 후보를 지지하는 샤이보수를 드러낸다는 추론도 있지만 이것이 실제로 반영될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는 각 조사들의 활용한 원데이터의 정확성을 비교해 따질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점"이라며 "표본 대표성에 있어서 전화면접이 더 정확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ARS에서 확인된 적극 지지층이 실제 투표 참여에도 적극적일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방법 차이에 따른 지지율 변화 추이를 장기적으로 살펴보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며 "각 여론조사별 특성과 한계를 인지하고 이를 감안해 보수적으로 해석하는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본보가 이번에 확인한 28건 여론조사의 경우, ARS 18건 조사결과의 표준편차가 전화면접 10건의 표준편차 보다 항목별로 모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의 편차, 변동성에 있어서 ARS가 전화면접보다 더 안정적인 셈이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둘러싼 본격적인 경쟁은 이제 막 시작했다. 총 넉달간 펼쳐질 레이스에서 2주가 지나갔을 뿐이다.

각 후보들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향후 대국민 선거전략을 보정하는데에 여론조사 결과들이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어떤 장면이 연출될지 주목된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해당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