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준석 갈등 최고조...이준석, 일정 취소하고 당무 거부
선대위 출범하는 6일이 마지노선, 주말께 회동할 가능성 높아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이 내년 대선을 위한 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도 하기 전에 집안 싸움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본선 시작부터 자중지란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달 30일 이후 사흘째 모든 당무와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고 지역으로 내려갔다. 그의 당무 보이콧은 선대위 인선과 일정 공유 등을 두고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갈등이 원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상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당이 재편된 것과 달리 ‘정치 신인’ 대선 후보와 ‘30대를 대표’하는 당 대표가 충돌하면서 새로운 내부 투쟁 양상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이준석 대표./사진=미디어펜

윤 후보는 지난 1일 “이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다. 이 대표가 당의 홍보국장을 통해 선거운동 계획과 실행방안에 대해 계속 보내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에서도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은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들도 굉장히 황당하고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이 대표께서 왜 그런 결심을 하고 그런 결정을 하셨는지, 그 이유가 뭔지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사실은 잘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초선·중진 의원들간 회동이 이뤄지는 등 현 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김기현 원내대표, 권성동·권영세·주호영·서병수 의원 등 일부 중진 의원들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강구했지만, 뾰족한 결론은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당무 거부'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윤 후보의 지지율도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서치앤리서치가 채널A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설문한 결과, 윤 후보는 34.6%를 기록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35.5%)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당한 것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일 오전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을 찾아 겨레의 함성관에 전시된 태극기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당내 한 관계자는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이런 식으로 갈등이 터진 것은 윤 후보나 이 대표 모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하루 빨리 갈등을 매듭 지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선대위가 출범하는 오는 6일 전에는 회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선대위 출범을 마지노선으로 삼고 전격적인 갈등 해소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2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협의를 해봐야 될 일이지만 기본적으로 선대위 구성을 무한정 늦출 순 없다”면서 “서로 노력해가면서 일정에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상임선대위원장은 “대통령 선거에서 대표가 빠진다는 건 곤란하다. 당의 대표가 당의 제일 큰 현안에서 빠진다는 게 보기가 그렇지 않냐”며 “적극적으로 선거에 같이 뛰어줘야 된다. 선거에 제일 앞장서줘야 된다”고 강조했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선대위 출범까지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사실상 선대위 합류를 거부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윤 후보의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정권교체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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