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 백신 물량 확보 어려움 여전...국가 지원 필요"
[미디어펜=김견희 기자]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토종 백신'이 임상 3상 시험의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고, 내년 상용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토종 2호 백신에 대한 관심도 쏠린다. 다만 대조 백신 물량 확보의 어려움으로 2호 백신 개발 시점을 예측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시각이다. 

   
▲ 화이자가 개발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사진=미디어펜DB

22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투약을 마치고 백신 효능 최종 평가 단계에 진입했다. 임상 3상 시험에 참여한 400명의 검체(혈액)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얼마나 생성됐는 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대조군 참가자와 비교해 분석, 평가하는 작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접종군과 대조 백신 접종군과의 검체를 비교해 혈청 전환율을 평가하고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고 설명했다. 

GBP510의 임상 3상 시험은 AZ 백신을 맞은 대조군 참가자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1분기 안에 평가 결과를 분석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상용화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한다.

앞서 지난 1·2상 임상시험 결과에서 GBP510을 접종한 후 2주 경과 시점의 중화항체 유도 수준이 코로나19 완치자 대비 약 6배 높게 나타났다.

대조 백신으로 사용된 AZ 백신의 경우 중화항체 형성율이 90% 이상인 mRNA(메신저리보핵산)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보다 낮은 62~70%로 나타났기 때문에 이번 임상 3상 시험 결과에서도 비열등성을 입증하기 수월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역지표를 비교했을 때 AZ 백신이 모더나, 화이자보다 비열등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겠냐는 뜻인데 이것은 AZ, 화이자, 모더나 끼리 비교 임상시험을 해본 게 아니기 때문에 객관성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의 임상 1, 2상 결과가 긍정적이었을 지라도 임상 3상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객관적인 데이터가 나와봐야 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기업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 이외에도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등 8곳으로, 모두 1·2상 단계에 머물고 있다.

다만 대조 백신 물량 확보의 어려움으로 이들의 임상 3상 진입 시기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비교 임상 시험에 사용할 수 있는 대조 백신을 구해야하는 데 제조사로부터 승낙 받기가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AZ 코로나19 백신을 직접 위탁생산(CMO) 하면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데다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긴밀한 협상을 진행한 끝에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용 역시 문제다. 임상시험은 피험자 모집단 수가 커질 수록 비용이 늘어난다. 통상적으로 임상 3상 시험의 경우 시험대상자수는 시험군에서 3000명 이상, 대조군에서 1000명 이상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로부터 지금까지 백신 개발비로 2억6000만 달러(약 3084억원)를 지원 받은 바 있다. CEPI는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게이츠와 아내 멜린다 게이츠가 게이츠재단의 후원으로 설립한 기구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 개발사들이 개별적으로 임상 3상 진입하기엔 비용적인 측면과 대조 백신 물량 확보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며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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