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SKIET 등 상장 이어져…증권사 경쟁도 '치열'
상고하저(上高下低). 올 한 해 국내 증시를 요약하는 단어다. 연초 코스피는 3000선을 넘기며 낙관적 전망을 확산시켰지만 이내 박스권에 갇히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그 가운데서도 증권사들은 작년과 올해 압도적인 실적을 이어가며 다양한 사업을 시도했다. 한편 작년 ‘동학개미’라는 별명을 얻은 개인 투자자들은 신규상장(IPO) 시장에 대해 여전히 큰 관심을 보이면서 상장지수펀드(ETF)‧해외주식 등 다양한 투자방식으로 시야를 넓히는 한 해를 보냈다. 미디어펜은 5회에 걸쳐 다사다난했던 2021년 금융투자업계를 되돌아보고, 2022년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많은 신규상장주들이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많은 기록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당국은 신규 상장주 배정 한도를 25%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 균등 배정 방식을 도입하는 등 나름대로 제도적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 사진=연합뉴스


29일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올 한 해 유가증권(코스피)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친 공모 금액은 약 20조190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전체 공모액(4조7069억원)의 4배를 뛰어넘는 규모다. IPO 열풍이 작년부터 시작됐다지만 올해의 경우 그 규모 측면에서 작년과 ‘급’이 다른 면모를 나타낸 것이다. 

이 중에서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은 23개사로 2011년 25개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신규상장 공모 시가총액은 연말 기준 87조6000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올해 시총 1조원 이상의 대형 신규 상장만 11건에 달했기 때문이다.

시장의 각별한 관심을 받은 기업으로는 일단 크래프톤이 있다. 크래프톤의 공모금액은 4조3098억원 규모에 달했다. 뒤이어 카카오뱅크(2조5526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2조2459억원), 카카오페이(1조53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조4917억원), 현대중공업(1조800억원) 등도 조 단위 공모액을 기록하며 상장 당시 화제가 됐다. 

워낙 규모가 컸던 해라 역대 공모금액 상위 10개사 중 5개사(크래프톤·카카오뱅크·SKIET·카카오페이·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이 차지했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 순위 변동도 있었다. 

지난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금융대장주였던 KB금융을 상장 첫날부터 밀어내며 은행주 대장자리를 꿰찼다. 현재까지도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게임 ‘배틀 그라운드’ 제작사 크래프톤 역시 상장과 동시에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게임 대장주 자리에 등극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기술특례’ 상장기업이 31개사를 기록해 상장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활발한 상장이 이어졌다.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사전단계인 기술평가를 신청한 기업 역시 81개사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올 한 해 대형 증권사들은 신규상장 주관 실적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전체 증권사 상장주관 실적 1위를 차지했다. 공모총액과 기업 숫자 면에서 모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을 압도했다. 

올해 21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한 미래에셋증권은 누적 공모총액 8조9136억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동주관을 비롯해 SKIET, 크래프톤, 현대중공업 등의 주관이 실적에 기여했다. 이밖에 2위는 KB증권(4조9248억원·11곳), 3위 한국투자증권(3조8105억원·15곳), 4위 NH투자증권(3조7439억원·11곳) 등의 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내년으로 향한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코스피 상장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수십 조 단위의 시가총액이 예상되는 기업들이 상장될 때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 확실시 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2022년에도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대어급’ 기업들이 10곳 넘게 IPO를 준비하고 있어 올해 못지않은 흥행이 예상된다”면서 “IPO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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