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안 지지층 이동 '뚜렷'…20대 이·안 오차범위 내 '접전', 30대 이재명 '우세'
정권유지 29.3% vs 국힘 정권교체 26.8% vs 다른당 정권교체 28.3% '초접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캐스팅보트(Casting Vote)로 떠오른 2030세대 표심에 관심이 쏠린다.

이른바 'MZ 세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를 뜻하는데 2020년 총선 기준 유권자의 34%에 달해 이번 대선에서 최대의 캐스팅보트로 꼽힌다.

연령별로 보면 전체적으로 4050세대는 이재명 후보, 6070세대는 윤석열 후보로 쏠려 있다.

양당 핵심 지지층의 결집이 여전한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2030세대의 선택이 사실상 승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본보는 최근 2030세대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리얼미터(YTN 의뢰) 여론조사 1건, 2~3주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4건(한국갤럽 자체조사)을 분석했다.

   
▲ 사진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사진=미디어펜
한국갤럽이 지난해 11월 16~18일, 11월 30일~12월 2일, 12월 14~16일, 올해 1월 4~6일까지 4차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 표심의 유동성은 상당하다.

상대적으로 이 후보 지지도는 변동폭이 적지만, 윤 후보 지지도는 20대(22%→10%)·30대(38%→19%) 모두 급락했다.

반면 안 후보의 경우 3주 전 조사와 비교해 20대(9%→23%)·30대(4%→18%) 모두 급등하면서, 윤 후보에서 안 후보로 지지층 이동이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전체 응답자로 확대해 봐도 이 후보는 36%를 유지하는 가운데, 윤 후보는 3주 전 조사와 비교해 35%에서 26%로 급락했고 안 후보는 5%에서 15%로 급상승했다. 기존 양강 구도가 3강 체제로 바뀌어가는 모양새다.

한국갤럽의 지난 4~6일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0대에서 이 후보와 안 후보가 오차범위 내 각축을 벌이고 있고 30대에서는 이 후보가 윤 후보 및 안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리고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2030세대(조사대상 전국 성인 유권자 1024명)만을 대상으로 지난 3~4일 이틀간 조사한 리얼미터 여론조사(YTN 의뢰)에서도 20대와 30대는 결다른 여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에서는 이 후보 26.4%, 윤 후보 15.1%, 안 후보 23.6%로 집계됐다. 30대에서는 이 후보 41.3%, 윤 후보 22.1%, 안 후보 14.0%로 확인됐다.

2030대 전체 응답자로 넓혀 보면 이 후보 33.4%, 윤 후보 18.4%, 안 후보 19.1%로 나왔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의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합산 지지도가 33.9%로 이 후보와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를 대입해 보면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인 27.9% 중 18.4%만이 윤 후보를 지지하고 나머지는 안 후보나 기타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석된다.

다만 표 결집에 있어서는 리얼미터 조사에서 투표 의향을 물어본 결과,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이 후보 36.8%-윤 후보 21.5%-안 후보 18.8%로 나타났다. 이 후보와 윤 후보 지지자들의 결집도가 안 후보 측에 비해 다소 높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특히 이 조사에서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냐'고 묻자 '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지지한 응답자가 29.3%, '국민의힘 정권교체'를 답한 응답자가 26.8%, '여타 인물-정당 정권교체'를 택한 응답자가 28.3%로 나타났다. 모두 오차범위 내 결과다.

사실상 이 후보-윤 후보-안 후보를 각각 염두에 둔 응답자들이 통계상 무의미할 정도로 오차범위 내에서 비등한 셈이다.

   
▲ 이 표는 2021년 11월 16일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전국단위 전국대통령선거 여론조사 중 의뢰자·조사방법이 동일한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자체 조사 결과 4건,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3~4일 이틀간 2030세대 유권자들 10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건을 정리한 것이다. 5건 모두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이다.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미디어펜
2030세대의 표심 결집, 유동성의 경우 우열이 갈린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현재 지지 후보에게 반드시 투표하겠냐, 투표할 후보가 바뀔 수 있냐'고 묻자, 윤 후보 지지자 중 74.4%가 '현 지지 후보에게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해 가장 높은 결집을 보였다.

이 후보는 69.8%, 김동연 후보 49.9%, 정의당 심상정 후보 47.4%, 안 후보 42.4% 순이었다. 안 후보 지지자들의 결집세가 가장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대통령 선거에 투표하겠냐'고 묻자 '투표하겠다'고 답한 비중 또한 윤 후보 89.1%, 이 후보 83.9%, 심 후보 78.3%, 안 후보 75.0% 순이었다. 반드시 투표소에 가겠다는 의향을 밝힌 지지자들에서도 윤 후보가 가장 높고 안 후보가 낮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양당 관계자들의 관측은 엇갈린다. 서로 자신있어 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8일 본보 취재에 "특정 이념에 정착하지 않고 실용주의에 기반하는 2030 젊은 층일수록 이재명 후보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공약 모두 집중적으로 청년들 시각에 맞추어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세대간 전쟁이 본격화된 이번 대선에서 MZ세대는 사실상 무주공산"이라며 "맞춤형 선거 전략을 갖고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남은 두달동안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2030세대 표심을 반드시 잡으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 후보가 계속해서 젊은 층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최대한 많은 만남을 갖고 경청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이제 다시 신발끈을 조여매고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 부터 2030세대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실무진, 젊은 보좌진들 말을 최대한 경청하고 유권자들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는 공약을 계속해서 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그는 "이번 대선은 세대간 전쟁이 펼쳐진다고 본다"며 "20대라는 꼬리가 몸통 전체를 뒤흔드는 결과가 날 것이고, 여기서 이기기 위해 맞춤형 공약을 연달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일까지는 정확히 60일 남았다. 남은 두달 동안 어느 후보가 더 청년층의 표심을 저격할지 관심이 쏠린다.

유동성이 큰 만큼 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공약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