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청산' 반발한 문재인 지지율 vs 정권교체론 추이
여론조사마다 편차 큰 서울·2030·부동층, 누구에게 기울까
단일화는 찻잔 속 미풍…양당 핵심 지지층 결집 누가 더 높나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3월 9일. 제 20대 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3일 본격적인 막이 열렸다.

선거 후보자 등록이 13~14일 양일간 진행되는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 등 주요 후보들은 모두 13일 후보 등록에 나선다. 후보들의 공식선거운동은 15일 0시부터다.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양강 구도를 구축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다.

지난해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계기로 컨벤션 효과에 힘입은 윤 후보가 앞서나갔다가, 12월 국민의힘 선대위의 자중지란과 배우자 김건희 씨 리스크가 터지면서 이 후보가 일부 여론조사에서 역전하는 등 엎치락뒤치락 형국이었다.

올해 1월로 들어선 후에는 상황이 반전됐다.

1월 초 '여성가족부 폐지' 등 2030 남성의 지지를 등에 업은 윤 후보가 다시 앞서나갔고, 현재는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다만 이 후보 입장에서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 격차로 벌어지면서 '경합 열세'로 보고 있다.

단 24일 남은 이번 대선에서 승패를 좌우할 변수는 3가지 꼽힌다.

   
▲ 제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양강을 다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정권교체 여론 vs 문재인 지지율

먼저 정권교체론 추이다.

최근 윤 후보의 '전 정권 적폐 청산' 언급에 문재인 대통령이 대노하는 등 청와대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은 자신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아직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이르는 등 콘크리트 지지층이 견고하다는 자신감에 기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문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해 지난 한달간 정권교체론은 더 공고해진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2건의 여론조사에서 40% 후반대로 나왔지만, 올해 1월 1일부터 2월 6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65건의 평균 정권교체 지지율이 52.9%(표준편차 3.5%포인트)로 집계됐다. 문 대통령 지지율보다 대체적으로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조사한 최근 여론조사 15건에서도 정권교체에 대한 평균 지지율이 52.6%(표준편차 3.2%포인트)다. 거의 변동이 없고 오히려 변동폭(표준편차)이 다소 줄었다. 결국 정권교체론이 꺾이기는 커녕 더 굳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서울·청년·부동층 표심 향방은?

두번째 변수로는 여론조사마다 편차가 상당히 큰 '서울·2030·부동층' 표심이다. 이들이 향후 누구를 선택할지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서울 지역 유권자와 2030세대는 여론조사상 대체적으로 윤 후보를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서울 지역은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민심이 작동하고 있다. 2030의 경우 소위 이대남(이십대 남성)이 '반페미-성평등-여가부 폐지'의 기치를 내건 윤 후보쪽으로 강하게 쏠리면서 전체적으로 이 후보에게 불리한 형국이다. 이 후보가 더 선전해야 할 지점이다.

문제는 부동층이다. 아직 여론조사 별로 편차가 매우 크다.

자동응답 ARS 방식으로 조사한 경우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거나 모른다고 답한 부동층이 2~5%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조사원이 직접 전화면접을 보는 방식으로 조사한 경우 부동층은 6~20%에 이르기까지 널뛰기 하는 실정이다.

여론조사마다 다르지만 최소 2%에서 최대 20%까지 이르는 부동층의 마음을 누가 갖고 가느냐 또한 후보간 승패를 가르는 핵심이다.

특히 이 후보는 부동층 변화와 관계없이 지지율은 30% 중후반대라는 박스권 내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보이지만, 윤 후보는 부동층 변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크다.

각 지지층, 투표장에 누가 더 많이 갈까?

이번 대선 마지막 변수는 양 후보의 지지층 결집이다. 안 후보 지지율이 최근 들어 10% 이하로 눌러 앉으서 야권 단일화는 '찻잔 속 미풍'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은 군불을 지피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안 후보는 강하게 부인하고 나서 실제로는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관건은 각 후보별 지지층이 실제 투표장에 가서 얼마나 투표할지 등 결집도 여부다.

이러한 충성도와 관련해 여론조사에서 '계속 지지할지' 여부를 물어보면, 이 후보와 윤 후보가 80~90%대로 거의 동률을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40~50%대로 절반에 불과한 수치로 나오고 있다. 이는 현재 안 후보 지지율이 10%로 나오더라도 이것이 실제 투표장에 가서는 6~7%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여기서 빠지는 표가 이 후보나 윤 후보 어디로 갈지 또한 주목되는 지점이다.

거시적으로 살펴봐도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어갈 경우, 양측 지지층 결집도에서 3~4% 차이나면 이것이 실제 투표장에서는 최소 2~3% 득표 격차로 나타날 수 있다. 어느 캠프 진영이든 사활을 걸고 투표를 독려해야 하는 이유다.

오는 15일 0시부터 각 후보들은 본격적인 대선 공식선거운동에 나선다. 22일간의 대장정이 펼쳐진다.

양 핵심 지지층은 더 이상 흔들리기 어렵다. 어느 후보가 중도 부동층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