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 전수분석…서울 34 vs 42, 20대서 22 vs 38 '열세 요인'
이재명, 윤석열과 '오차범위 내' 평균 5%p 격차…30%중반 박스권 갇혀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약간 '경합 열세'로 보고 있다. 아무래도 잘 아시는 것처럼 경기도 지사 시절 비서실 직원들의 문제가 상당히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다, 이렇게 심각하게 보고 있다. 김혜경 씨 문제로 약간 주춤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분들에게 간절한 호소를 드리고 있다. 각 지지층에서 자기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부동층이 많이 있다는 것이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 우상호 의원이 지난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판세에 대한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 우상호 의원의 말대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속적으로 '경합 열세'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 의원의 솔직한 분석이 당 선대위의 복잡한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월 8일 오후 서울 방화동 방신전통시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본보는 지난 4일 이후 지난 일주일간 확인된 가장 최근 전국단위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19건을 전수 분석했다.

대선 후보 지지율(적합도)의 경우, 오차범위 밖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앞선 조사가 6건이다. 오차범위 내에서 두 후보가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 조사가 13건이다. 

19건의 평균 지지율을 따지면 이 후보가 36.0%(표준편차 3.0%포인트), 윤 후보가 41.0%(표준편차 4.2%포인트)다. 그 격차는 평균 5.0%포인트(격차 표준편차 3.1%포인트)다.

그런데 지역별 지지율에서 서울, 연령별 지지율에서 20대를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

서울의 경우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이 15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인 것이 4건이다.

지역별 평균 지지율로는 서울에서 윤 후보가 42.1%(표준편차 4.4%포인트), 이 후보가 34.3%(표준편차 2.9%포인트)로 윤 후보가 7.8%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20대에서는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이 18건,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인 것이 1건이다.

20대는 서울보다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다. 20대의 경우 윤 후보가 평균 38.1%(표준편차 7.4%포인트)로 22.1%(표준편차 6.8%포인트)인 이 후보에 비해 16%포인트 앞선다.

30대 지지율을 살펴봐도 윤 후보는 19건 평균 39.1%(표준편차 9.6%포인트)이고, 이 후보는 31.5%(표준편차 4.0%포인트)로 역시 7.6%포인트 차로 뒤지고 있다.

   
▲ 이 표는 2022년 2월 4일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가장 최근 등록된 전국단위 전국대통령선거 여론조사 19건을 항목별로 따로 정리한 것이다. 특히 이 표는 각 후보별 전체 지지도, 서울지역 지지도, 20대 지지도, 30대 지지도를 따로 나타냈다. 전화면접 조사방식과 ARS 조사방식의 비중은 위 표와 같다. 각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내지 ±3.0%, ±2.5%, ±2.2%였다(표의 해당 항목 참조).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미디어펜
참고로 올해 1~2월 실시된 전국단위 대통령선거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이 후보는 총 107건의 여론조사에서 평균 36.3%(표준편차 2.3%포인트)로 집계됐다. 최근 19건의 여론조사에서 평균 36.0%(표준편차 3.0%포인트)인 것을 비교하면, 큰 변화가 없다.

이 후보는 사실상 지난 6주동안 30% 중반대라는 박스권에 갇힌 것이다.

앞서 살펴봤다시피 최근 일주일 동안에는 서울 지역 34 대 42 구도, 20대 유권자에서 22 대 38 구도로 크게 뒤지고 있어, 이 후보가 윤 후보에 비해 '경합 열세'인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 후보가 최근 '외연 확장'에 올인하는 것도 이러한 판세와 무관하지 않다.

외부 중도 인사를 만나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찾아가 비공개 조언을 듣는 등 이 후보의 광폭 행보는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중앙선대위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앉히는 것까지 연결됐다.

앞서 이 후보의 간곡한 요청으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게 된 이 전 대표는 9일 민주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은 고치겠다. 그 잘못들이 오히려 약이 되도록 하겠다"며 "대선까지의 기간은 짧지만, 그러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다. 민주당에게 기회 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10일 본보 취재에 "이제는 정면 승부다.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 없다"며 절박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지금 이 순간도 통합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자고 제안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앞으로도 보복 갈등 분열에 빠지지 않고 국민과 유권자만을 바라보고 공약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지역적으로는 서울 등 수도권, 연령대로는 2030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다소 밀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유권자들이 이 후보의 진정성을 알아줄 수 있도록 알리고 전하는데에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앞으로 더 지켜봐 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3월 9일 제 20대 대통령선거일까지는 정확히 27일 남았다. 오는 15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이 후보에게 남아있는 카드는 얼마 없다. 서울과 20대에서 윤 후보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향후 TV 토론에서 어떤 이미지를 보여줄지, 유세 현장에서 어떤 말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 기사에서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