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재활용 및 친환경 원단 사용
소비자 가치 소비 인식 늘며 '인기'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국내 패션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의류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등 효율적인 관리를 해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 자주 베터 코튼으로 만든 스트라이프 보트넥 티셔츠·코튼 메이드 인 아프리카 로고./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자사의 생활 브랜드 자주(JAJU)에서 친환경 아프리카 면화 '코튼 메이드 인 아프리카(CmiA)'를 활용해 만든 파자마와 티셔츠 등을 판매하고 있다. 파자마에 사용하는 단추 또한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단추를 적용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아프리카 면화나 재활용 단추 등의 부자재가  더 저렴해서 사용하는 게 아니라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일환이다"며 "생산하는 재화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재고 수요와 판매 예측의 효율적 관리를 통해 남은 재고를 소각하지 않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통상적으로 패션 기업들은 출시 후 3년이 지난 재고를 보관 및 서비스 관리의 어려움으로 모두 소각한다. 폐기되는 의류는 연간 수십 톤에 달해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시즌이 끝난 제품은 아울렛 매장을 통해 98% 까지 판매를 한다"며 "최종적으로 남은 2% 재고는 파쇄를 거쳐 재활용 업체에 판매하는데, 파쇄된 의류는 폐타이어 등으로 재활용 된다"고 설명했다. 

   
▲ LF_닥스X어플릭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라인./사진=LF 제공


LF도 지속가능한 패션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브랜드 닥스를 통해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라인'을 선보였다. 재고로 쌓인 셔츠와 파자마 등을 자르고 붙여 다시 상품화하는 것이다. 영캐주얼 브랜드 앳코너에선 친환경 데님 라인도 판매 중이다. 독성 물질이 없는 염색 과정을 거친 터키 데님 원단을 사용했다. 지난해엔 사과 껍질로 만든 헤지스 스니커즈를 내놓기도 했다. 

LF 관계자는 "ESG 경영에 발맞춰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낭비되는 재고가 줄어드는 데 큰 도움을 준다"며 "업사클링 프로젝트는 닥스가 첫 번째 협업이고 앞으로도 관련 품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는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패션 브랜드 '래코드'를 앞세워 패션 재고의 재활용과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재고를 해체해서 조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옷의 자투리와 부자재로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가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패션 브랜드로 내세운 '래코드' 제품./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제공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호두 니트백을 선보였으며 또 미국 규제 안전 규격 기관의 친환경 품질 인증(그린가드)을 획득한 나무백도 출시했다. 한섬은 최근 재고 의류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가 대세를 이루면서 단순히 디자인만 보고 구매하던 과거와 달리 해당 기업에서 환경과 사회에 얼만큼 기여를 하고 있느냐도 주요한 구매 포인트로 떠올랐다"며 "앞으로도 ESG경영의 일환으로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분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한편 ESG 경영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를 포함한 경영 활동을 뜻한다. 재무적 성과만 고집했던 과거와 달리 비재무적 가치까지 신경쓰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최근 산업계에서는 ESG 등급을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인하는 지표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한국지배구조원이 진행한 ESG 종합 평가는 지난해 기준으로 △한섬 A등급 △신세계인터내셔널 A등급 △코오롱인더스트리 A등급 △삼성물산 A등급 △LF B등급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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