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24·성남시청) 측이 대표팀 훈련에 합류하면서 대한빙상경기연맹에 "특정 선수와 훈련 이외 접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여기서 말하는 '특정 선수'는 심석희(25·서울시청)다.

최민정은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출전에 대비한 대표팀 훈련을 위해 2일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 입촌했다. 최민정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민정은 특정 선수와 훈련하려고 진천선수촌에 입촌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쇼트트랙 국가대표로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일 뿐"이라며 입장을 전했다.

소속사는 "최민정은 그동안 특정 선수의 고의충돌 의혹과 욕설 및 비하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훈련 혹은 세계선수권대회 기간 특정 선수의 보복행위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상태"라면서 "특정 선수가 사과를 앞세워 최민정에게 개인적인 접근 및 만남 시도를 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고자 한다. 훈련 이외의 장소에서 불필요한 연락과 접촉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맹과 대표팀에 요청한다"는 요구 사항을 밝혔다.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경기 중 충돌로 쓰러진 최민정과 심석희. /사진=더팩트 제공


최민정이 접촉과 만남 자체를 꺼리는 '특정 선수' 심석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대표팀 A 코치와 주고받은 사적인 메시지 내용이 지난해 10월 공개돼 큰 비난을 받았다. 메시지에는 대표팀 동료 최민정과 김아랑(고양시청)을 비하하고 욕설하는 내용이 있었고, 최민정과 경기 중 고의 충돌을 시도하겠다는 것으로 의심을 살 만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심석희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조사 결과 고의 충돌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으로 결론이 났지만 동료에 대한 험담으로 빙상인의 품의를 훼손했다며 선수 자격정지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로 인해 심석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메시지 내용 공개로 논란이 커졌을 당시 심석희는 최민정에게 연락을 시도하며 사과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지만, 최민정 측은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며 사과 시도조차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최민정은 이 일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계주 포함)를 따내 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심석희는 지난 2월 21일 징계가 만료됐다. 동료들과 껄끄러운 관계 때문에 심석희가 대표팀에 복귀할 것인지 주목을 받은 가운데 그는 대표팀 복귀를 선언했다. 하지만 최민정이 심석희의 대표팀 복귀에 거부감을 담은 '접촉 회피' 요청을 함에 따라 대표팀 훈련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지, 팀워크에 문제가 없을지 우려스러운 상황이 만들어졌다.

최민정과 심석희가 불편한 동거를 하는 쇼트트랙 대표팀 훈련은 3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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