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후 윤석열, 다소 앞서지만 판세 여전히 '안갯 속'…정권교체론 다소 약해져
알뜰폰 가입자 900만명·휴대폰 여론조사 응하지 않는 민심 반영 못해 '부동층 변수'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제 20대 대통령선거 본투표가 얼마 남지 않았다. 단 이틀 남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각자 사력을 다해 선거 유세에 임하고 있다.

지난 3일 국민의당 안철수 전 후보가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를 극적으로 선언해서 판세는 안갯 속에 놓여 있다.

3일 0시부터 9일 오후 7시 30분 투표가 끝날 때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고에 따라 전국단위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깜깜이 판세인 셈이다.

본보는 2일까지 조사한 후 선관위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가장 최근 공표된 여론조사 6건을 분석했다.

   
▲ 왼쪽 사진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함께 3월 7일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앞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른쪽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월 2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코로나 피해 극복과 대응 방안'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월 2일을 포함해 동일한 기간에 실시된 여론조사는 총 20건이었으나, 이 중 윤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성사될 것을 가정해서 전국의 유권자들에게 물어본 조사는 이 6건 뿐이었다.

정권교체론, 분열 조짐

우선 해당 여론조사 5건(미조사 1건)에 따르면, 정권교체론은 여전히 굳건했지만 정권유지론과의 격차가 다소 줄어들었다.

앞서 다른 조사에서는 대체적으로 정권유지 지지층이 30%대 후반, 정권교체 지지층이 50%대 초중반을 기록하면서 그 격차가 15% 포인트에 달했지만 이 여론조사 6건에서는 정권유지 지지층 평균치가 40.5%였고 정권교체 지지층 평균치는 51.1%로 나타났다.

대선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정권교체론이 다소 수그러드는 모양새다. 다만 여론조사 5건에서 모두 정권교체 여론은 오차범위 밖으로 격차를 냈다.

정당 지지도의 경우 4건에서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였고, 1건에서만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인 5.7% 포인트 차로 앞섰다. 정당만 따지면 어디가 앞서고 있는지 결론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야권 단일화 성사 후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윤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후보별 지지도 변동'은 아래 표와 같았다.

   
▲ 이 표는 2022년 3월 2일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가장 최근 등록된 전국단위 전국대통령선거 여론조사 6건을 항목별로 따로 정리한 것이다. 특히 이 표는 야권 단일화 후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각 지지도를 나타냈다. 우측의 '안철수 지지자 이동 비중' 항목에서는 여론조사별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층이 다른 후보에게 얼마나 어떻게 옮겨갔나 나타냈다. 각 항목에서 오차범위 밖 격차가 난 경우는 녹색으로 표기했다. 각 여론조사에서 전화면접 조사방식과 ARS 조사방식의 비중은 위 표와 같다.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또는 ±3.1%포인트다(표의 해당 항목 참조).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미디어펜

원래 기존 다자구도의 경우, 여론조사 6건 모두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초박빙을 연출했다.

하지만 윤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지지도는 급변해, 여론조사 3건에서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

단일화 후 윤석열 다소 앞서지만...여전히 '불투명'

여론조사 6건의 평균치로 따지면, 윤 후보는 3.0% 포인트 상승했고 이 후보는 1.7% 포인트 올랐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1.7% 포인트 올라갔고 부동층의 경우 2.1% 포인트 늘었다.

안 후보의 사퇴 후 가장 수혜를 많이 입은 순서는 윤 후보, 부동층, 이 후보(심 후보 동률) 순이었다.

다만 단일화 후의 상황을 가정해 물어본 나머지 여론조사 3건의 경우, 여전히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인 것으로 드러나 하나의 결론을 내리기 힘든 실정이다.

이를 감안하면 남은 이틀간 양측이 부동층을 얼마나 더 많이 끌어오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읽힌다.

실제로 안 후보 지지자들의 이동 비중을 따져보면, 여론조사 4건에서 윤 후보에게 더 많은 안 후보 지지자들이 갔지만 나머지 2건에서 오차범위 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안 후보 지지자들의 이동 비중에 있어서, 평균치를 비교하면 윤 후보 36.6% 이 후보 27.2% 부동층 23.2% 순이다. 그런데 그 변동성(표준편차)를 비교하면, 부동층의 편차가 ±10.9% 포인트로 가장 크게 변하고 있다.

부동층이 어디로 쏠리느냐에 따라 안 후보 지지층이 이동하는 비중이 달라질 수 있는 지점이다.

결국 이번 여론조사 6건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어느 한쪽에서 따돌렸다고 안심하거나 다른 쪽에서 졌다고 선거를 포기할 상황이 전혀 아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외에도 조사에 잡히지 않는 부동층의 규모 또한 큰 변수로 보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들의 기존 조사방식으로는 알뜰폰 가입자 900만명 및 휴대폰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 표심을 반영 못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틀 뒤에 있을 대선에서 당락을 가를 남은 변수는 부동층의 실제 선택과 기존 지지층의 결집도, 이 2가지로 좁혀진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누가 부동층의 마음을 흔들어 표심을 얻을지 주목된다. 남은 시간, 앞으로의 5년을 좌우할 대통령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