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전과 후' 다룬 최근 여론조사…부동층 늘면서 판세 '안갯속'
누구에 유리할지 단정 어려워…'결집 여부' 방심·절박함 역풍 가능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간의 단일화 후폭풍이 거세다.

안철수 후보는 3일 오전 긴급 공동기자회견에서 윤석열 후보와의 공동선언문을 밝혔고, 이날 오후 12시 30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측은 대체로 격앙된 반응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예방하고 나온 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을 믿는다,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말했지만, 앞서 우상호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으로 규정한다"며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 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가 정치를 주제로 2월 25일 서울 상암동 SBS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기념 촬영 후 토론석으로 가고 있다. /사진=인터넷신문협회
이번 야권 단일화 합의는 3일 새벽 알려졌다. 3일 0시부터 중앙선관위가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해 이 이슈로 인한 표심의 변동을 확인하기 불가능하다.

대신 본보는 가장 최근 공표된 전국단위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6건을 들여다보았다.

6건 모두 단일화 전과 후로 나누어 기존 다자구도 및 3자구도(이재명·윤석열·심상정)·양자구도를 물어보았다. 이는 이번 단일화 국면과 맞물려 유의미하다.

단일화, 윤석열에게 유리하지 않아

여론조사 6건 결과에 따르면, 단일화에 대한 기존 선입견과 달리 이번 단일화가 윤 후보에게 마냥 유리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6건 중 4건에서는 단일화 후 윤 후보 지지도가 이 후보 지지도에 비해 더 많은 지지도를 확보했지만, 이 4건 중 2건에서 오차범위 밖으로 이 후보와의 격차를 벌렸다.

단일화 후 윤 후보 지지도가 이 후보 지지도에 비해 더 많은 지지도를 가져간 이 4건 중 2건의 경우, 이 후보와 오차범위 내 치열한 접전으로 나타났다. 누가 우세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총 6건 중 2건에서는 오히려 이 후보가 윤 후보에 비해 더 큰 지지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오차범위 내 초박빙을 연출했다. 이 2건에서도 누가 우위에 있는지 불투명한 것이다.

결국 가장 최근 단일화 후의 지지도를 물어본 여론조사 6건 중에서 2건에서만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 격차를 벌리며 선두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4건은 더 이상의 통계 분석이 무의미할 정도다.

   
▲ 이 표는 2022년 3월 1일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가장 최근 등록된 전국단위 전국대통령선거 여론조사 6건을 항목별로 따로 정리한 것이다. 특히 이 표는 야권 단일화 후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각 지지도를 나타냈다. '단일화 후 변동(%)'의 경우, 기존 다자구도에서의 각 지지도와의 격차를 그대로 표기했다. 우측의 '지지도 내역' 항목에서는 여론조사별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층이 얼마나 어떻게 옮겨갔나도 나타냈다. 각 여론조사에서 전화면접 조사방식과 ARS 조사방식의 비중은 위 표와 같다.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또는 ±3.1%포인트다(표의 해당 항목 참조).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미디어펜
안철수 지지자, 누구에게 더 갔을까?

실제로 단일화 후 윤 후보가 이 후보에 비해 더 많은 지지도를 가져간 여론조사 4건의 경우, 각각 안철수 후보 지지층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에게 얼마나 갔는지 따져보았는데 그 결과는 충격적이다.

지방신문협의회 의뢰로 에이스리서치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로 36.3%, 윤 후보로 32.8% 이동했다. 안 후보 지지자들이 이 후보 손을 들어준 것이다.

중앙일보 의뢰로 엠브레인퍼블릭이 조사한 여론조사 또한 이 후보로 31.2%, 윤 후보로 29.2% 옮겨갔다. 이 조사에서도 안 후보 지지층이 이 후보를 더 지지한 셈이다.

반면 서울경제신문 의뢰로 칸타코리아가 조사한 여론조사 및 뉴시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 지지자들이 윤 후보를 더 많이 선택해 반대 양상을 보였다.

이 여론조사 4건을 들여다보면 이번 단일화가 누구에게 유리하고 불리한지 판가름 짓기 불가능한 실정이다.

안철수-윤석열 단일화의 결말은

결국 이번 단일화가 오는 9일 제 20대 대통령선거 투표 당일 누구에게 순풍이 될지 가늠하기 힘들다.

남은 선거운동기간은 오늘을 제외하면 단 5일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사력을 다해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상호 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해 "향후 24시간 비상체제로 전환해 총력대응을 하겠다"며 "당원과 지지자들이 비상한 결의로 나서주길 호소한다"고 밝혔다.

야권 단일화는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막판에 성사되었지만 여전히 판세는 안갯 속이다. 어느 한쪽이 방심하거나 다른 한쪽의 절박함이 빛을 발할 경우 결과는 뒤집힐 수 있다.

누가 더 많은 지지층을 투표장에 끌어올지 관심이 쏠린다. 양측의 결집이 최종 승자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