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모빌리티, 항공업황 회복세 맞춰 공항 사업 집중
카카오모빌리티, 전기차 이용자 인프라 접근성 개선
쏘카, 렌터카용 차량 직매입…나머지 업체와 차별화
국회, 모빌리티 관장 법안 마련 고심…정부 정책 주목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내 모빌리티 업계가 택시 배차·길찾기·차량 공유 서비스 등 기존 사업에서 진일보해 사업 고도화에 나섰다. 티맵모빌리티는 공항 사업에 집중하고 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기차 사업 확대, 쏘카는 자금 수혈을 통한 업태 확장을 천명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는 최근 서울공항리무진·공항리무진 등 서울 시내 공항버스 2개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서울공항리무진은 지분 100% 650억원에, 주식회사 공항리무진은 6:4 인적 분할 방식으로 지분 60%를 1329억에 매입해 총 1979억원을 투자했다.

   
▲ 공항 리무진 버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공항버스 이용자 편의 제공 차원에서 티맵 앱에서 예약·취소가 가능하도록 '공항버스 좌석 예약 서비스'도 도입한다. 여객기 운항 스케줄에 맞춰 야간·새벽 시간대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여객기 운항 스케줄은 날씨나 항공 당국 지침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맞춰 공항버스 출·도착 시간 변경 안내도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운행 중인 공항버스 상당수는 디젤 차량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친환경 사업을 구현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점진적으로 서울공항리무진·공항리무진 보유 차량 전량을 전기·수소 등 친환경 차량으로 대체한다.

버스 기사의 졸음 운전은 대형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탑승객 안전을 위해 티맵모빌리티는 34.7km에 달하는 인천공항 고속도로부터 서울 올림픽대로 20.6km 등 전체 운행 구간 중 약 80%를 간선 자율 주행 구간으로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김포국제공항·제주국제공항·김해국제공항 등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와는 스마트 주차 서비스 '티맵 주차' 도입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 시스템이 적용되면 △입차 시 차량 번호 자동 인식 △실시간 이용 요금 정보 확인 △사전 정산 등이 가능하다.

업계는 티맵모빌리티가 공항 사업에 진심인 이유에 대해 항공업황 회복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고 내려가고 있다고 발표했고, 지난달 21일부터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별도 격리 조치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실제 항공사 여객 수요는 늘어나고 있고, 항공권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년 넘게 억눌린 여행 욕구가 터져나온데에 따른 결과다.

   
▲ 카카오 전기 택시./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는 친환경 전기 택시를 1만대까지, 전기차 충전기 연동은 4만기를 추가로 늘린다. 이로써 충전기를 7만2000기까지 확충함으로써 전기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1월 기아와는 '친환경 전기차 보급 활성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택시 업계가 우려하는 가격 부담을 불식시키기 위함이다.

배터리 관리와 충전에 따른 불편을 줄이기 위해 GS칼텍스와는 전기 택시를 구입한 가맹 택시 기사들에게 제공 중인 충전 할인 카드·충전소 정보를 확대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는 전기 택시 배터리 성능 등을 언제든지 진단할 수 있도록 배터리 관리 서비스도 확대 제공한다.

경쟁사들 역시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들기는 했지만 굴지의 에너지 기업들과 전방위적으로 협력한 경우는 찾기 어렵다. 이 같은 노력은 카카오 T에 신규 등록된 전기 택시가 2000여대인 점에서 나타난다. 전체 7000여대 중 28.5% 수준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앞으로 충전소 위치까지의 최적 경로와 충전기 고장 정보·예약 기능도 선보여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접근성·사용 편의성을 제고하겠다"고 전했다.

   
▲ 한 이용자가 쏘카 어플을 구동하고 있다./사진=쏘카 제공

스타트업인 쏘카는 롯데렌탈로부터 1832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지분 13.9%를 넘겼다. 롯데렌탈은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에 250억원을 출자했고, 중고차 사업에도 진출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글로비스와는 물류·커넥티드 카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때문에 쏘카가 물류를 포함한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렌터카 사업에는 3사 공히 뛰어들었다. 티맵모빌리티는 렌터카 중개 플랫폼 '카모아'를 운영하는 팀오투와 함께 '티맵 렌터카'를 출시했고, 전국 547개 업체가 보유한 차량 4만2000여대의 목록·상세 정보·가격 등을 실시간으로 비교하고 예약·취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T 앱을 통한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렌터카 중개 서비스를 출시했다. 희망 대여 시간·장소·차종을 선택하면 전국 456개 중소 렌터카 업체의 10만대를 연결해준다. 쏘카는 두 업체와는 달리 차량을 직매입하는 방식으로 렌터카 사업을 하고 있다. 

렌터카 시장에 티맵모빌리티나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기업들이 뛰어든 건 해외 여행 제한에 따른 국내 여행 수요 증가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발 신차 출고 지연 사태 등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렌터카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운행 중인 총 대수는 99만7176대로, 2020년보다 7.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 티맵 탄소 중립·고객층 다양화 투트랙 공략 개요도./사진=티맵모빌리티 제공

업계는 ESG 경영에도 신경 쓰는 모양새다. 티맵모빌리티는 안전 운전·전기차 등 이용으로 줄인 탄소량을 산출해 마일리지로 이용자들에게 돌려주는 '탄소 마일리지제'를 도입한다. 이는 급출발·급가속·급제동·주행거리 단축 등을 기반으로 산출되며, 향후 티맵 앱 내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 공개(IPO)를 한 차례 미룬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개인택시조합과 사업자 이익 제고 목적 상생 체계 구축과 의사 결정권자 간 상시 협의 테이블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요금 인상 논란·택시 업계 반발을 의식했다고 보고 있다.

쏘카도 6월 중 IPO를 목표로 하고 있고, 타다를 토스에 매각해 챙긴 자금으로 적극 경쟁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내달 새 정부가 들어서면 모빌리티 전문 정책도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모빌리티 산업 규제는 '여객 자동차 운수 사업법'에 묶여있다. 하지만 국회 차원에서 '미래 자동차 산업 육성·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등이 논의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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