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비만 치료 시장 규모 28조원까지 성장 전망
[미디어펜=김견희 기자]한미약품, LG화학 등 국내 제약 기업들이 비만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강과 외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 유한양행 연구원./사진=유한양행 제공

1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MC4R 유전자에 작용하는 세계 최초 경구용(먹는약) 희귀 비만치료제 'LR19021'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연내 임상 1상 완료를 목표로 한다. 전임상에서는 우수한 식욕 및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LR19021은 MC4R 신호를 정상화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는다. MC4R는 식욕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단백질 생산을 담당한다. 하지만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뇌는 지속적으로 지방을 저장해야한다고 판단하고 끊임없이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 이는 과식증으로 이어져 생명에 위협을 줄 수도 있다.  

한미약품은 GLP-1 계열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마쳤다. 회사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혈당조절 외에 체중 감소 효과도 확인했다. 다만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유한양행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신약 후보물질 'YH34160'에 대한 전임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중으로 완료할 계획이다. 

휴메딕스는 에이치엘비제약과 장기지속형 비만 치료 주사제 개발에 착수했다. 에이치엘비제약은 SMEB 플랫폼 특허 기술을 활용해 비만치료용 장기지속형 주사제 제형 연구를 진행한다. 휴메딕스는 에이치엘비제약으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아 비임상부터 임상, 품목허가, 생산, 판매를 진행한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덴마크 노보노디스크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와 알보젠의 '큐시미아(세마글루타이드)'가 양분하고 있다. 

국내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삭센다는 지난해 2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북미와 유럽 등에선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삭센다는 뇌 시상하부에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GLP-1을 보내 식욕을 조절해주는 기전을 갖는다.

비만치료제는 다른 치료제보다 개발이 어렵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이미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에 치여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게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개발을 지속하는 이유는 시장 유망성에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16년 11억 달러(1조260억 원)에서 연평균 32.8%씩 성장해 2027년 241억 달러(한화 27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개발하는 비만 치료제의 경우 매일 주사해야하는 삭센다보다 투약이 편리하면서 복약 순응도와 안정성이 뛰어난 의약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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