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넓혀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 기대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패션 기업들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사진=픽사베이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1위 기업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달 국동의 경영권 인수를 발표했다. 오는 17일 국동의 대주주인 더와이홀딩스에게 잔금 150억 원을 납입하고 보유지분 21.77%를 취득하기로 했다. 

국동은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주 사업은 OEM으로 인도네시아와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두고 스포츠웨어나 니트류를 생산, 판매한다. 대표 고객사로는 나이키, 칼하트, H&M 등이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270억 원이다. 

국동의 사내이사로는 크리스에프앤씨의 오너 2세 우혁주 상무는 오를 전망이다. 우 상무는 국동에서 크리스에프앤씨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 추진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제품 생산 납기를 앞당기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F는 지난 7일 이사회를 통해 세르지오 타키니 브랜드를 운영하는 세르지오 타키니 오퍼레이션스와 브랜드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 세르지오 타키니 IP 홀딩스 주식 100%를 826억5200만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세르지오 타키니는 1966년 이탈리아의 테니스 챔피언 세르지오 타키니가 만든 테니스 전문 브랜드다. 2000년대 캐주얼 제품을 출시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했다. F&F는 지난해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이어 세르지오 타키니까지 인수하면서 스포츠웨어 카테고리를 다각화하고 있다. 

F&F의 이같은 행보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젊은층의 관심이 골프에서 테니스로 옮겨지고 있다는 점에서 빠른 국내 시장 선점이 기대된다. 국내 테니스 인구는 60만 명으로 추정되며 시장 규모도 3000억 원대로 매년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다만 이러한 국내 수요를 충족시킬만한 브랜드는 부재한 상황이다. F&F는 지난해 골프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도 인수한 바 있다.

F&F 관계자는 "테니스의 수요층이 확대될 것이라 기대한다"며 "자체 브랜드를 추가로 확보해 이를 통해 패션 사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결정이다"고 말했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도 있다. 학생복이 주 사업인 형지엘리트는 최근 좋은사람들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좋은사람들은 '보디가드', '예스' 등 1세대 속옷 전문회사다. 형지엘리트는 인구 감소에 따라 학생복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고 점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형지엘리트는 지난 4월부터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 장남인 최준호 사장을 이사로 선임하고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더네이쳐홀딩스는 지난 5월 워터 스포츠 및 애슬레저 전문 기업 배럴의 지분 47.7%를 760억 원에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이번 인수로 박영준 더네이쳐홀딩스 대표는 배럴의 대표이사도 겸직하게 됐다. 

박 대표는 2004년 더네이쳐홀딩스 설립 후 대표 브랜드인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을 비롯해 스포츠 컬처 브랜드 'NFL', F&B 브랜드 '쏠티캐빈'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해왔다.  올해부터는 배럴을 통해 애슬레저 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010년 설립된 배럴은 현재 홍콩·태국·대만·캄보디아 등에 20개에 가까운 매장을 운영 중이며, 베트남·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호주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월 배럴 스윔웨어 매출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4%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M&A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빠르게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국내 과열된 시장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패션 기업들의 인수합병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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