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쇄신 묻자 "국민들로부터 국정동력, 국민 관점서…언론 많이 도와달라"
박순애 정리·당 수습·적폐 청산·민생 살려야…8·15 특사도 경제·통합에 '방점'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겸손과 감사. 오직 국민의 시각에서. 정치 데뷔 1년여만에 첫 휴가를 보내고 2주만에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가진 윤석열 대통령의 화법은 솔직하고 낮은 자세였다.

윤 대통령은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휴가를 마친 소감에 대해 "부족한 점을 어쩔 때는 호된 비판으로, 또 어쩔 때는 따뜻한 응원과 격려로 이 자리까지 오게 하신 국민께 감사하는 마음을 다시 한번 받게 됐다"며 "결국 제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의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휴가 기간에 다지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인적 쇄신과 관련해 "국정동력이라는게 다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것 아니겠냐"며 "국민의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언론과 함께 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니 많이 도와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현재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 동력을 상당부분 잃어버린 상황이다.

   
▲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제공


입법은 국회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사사건건 반대하고 있고, 취임 석달만에 국정운영 긍정평가(지지도)는 20%대 후반까지 하락했다.

올해 하반기 복합위기 및 경제침체를 앞두고 본격적인 정책 행보에 나서야 할 시점이지만, 여러모로 윤 대통령에게 힘이 실리지 않는 모양새다.

위기에 기름을 끼얹은 것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고 대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다루어지지도 않은 학제개편안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들고 나와 민심에 불을 질렀다.

이날 오전에는 여권 핵심 관계자 발로 박순애 장관 사퇴설이 돌며 윤 대통령 도어스테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날 오후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와 관련해 "어떤 형태로든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뜻을 받들고, 이를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이고, 그 이외의 사람이 이렇다 저렇다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국정운영 동력 확보를 위한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날 "경제난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당면과제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서민이나 취약계층이 경제난 때문에 고통을 받거나 삶의 질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 살리는 일에 더 주력할 것으로 짐작한다"고 내다봤다. 

민생 살리기 말고도 박순애 장관 정리 및 보건복지부 장관 인선, 당 수습, 적폐 청산 돌입, 경제·통합에 방점을 둔 8·15 광복절 특별사면 등 다른 과제는 쌓여 있다.

이번주 윤 대통령은 부처별 업무보고를 비롯해 국무회의·제5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주재 등을 통해 지난 휴가기간에 구상했던 정국 운영 방향에 대해 소상히 밝힐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어떤 회심의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윤 대통령 일거수 일투족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