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정치 데뷔 후 쉼 없이 달려온 윤, 첫 휴가 중 잇따른 설화에 '고심'
학제개편 뒷북 공론화, 압도적 반대에 추진 동력 사라져…관저·법사 등 주변 잡음 일소해야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해 6월 초 정계에 데뷔한 후 쉼없이 달려온 윤석열 대통령이 1년 2개월 만의 첫 휴가를 보내고 있지만 잇따른 논란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시작은 좋았다. 지난주 금요일 파출소 현장을 방문해 일선 경찰들을 격려했고 방역 점검도 나섰다.

이후엔 악재의 연속이었다. 우선 대통령 업무수행에 대한 국정운영 긍정평가(지지율)가 처음으로 20%대로 추락했다.

무속인 이권개입 의혹, 대통령 관저 공사 업체의 코바나컨텐츠 연루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권개입 의혹은 대통령실 외부 제3자의 설화에 의한 것으로 선을 긋고 나섰고, 관저 공사 업체는 보안상 문제를 이유로 사실관계 여부를 비공개하면서 진화했다.

정작 사고는 안에서 터졌다. 바로 갑작스레 제기된 취학연령 하향 추진, 학제개편안이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주 금요일 윤 대통령에게 업무 보고를 드리면서 주요 추진 정책으로 밝히면서부터 반대 여론이 들불과 같이 일었다.

   
▲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는 윤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도 아니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다루지도 않았을 뿐더러 정부가 제시한 120대 과제에 들어가지 않았던 사안이다. 역대 정권에서 한번씩 건드려봤지만 지난 몇년간 공론화된 적 없는 이슈다.

대통령실과 교육부는 반대 여론이 폭발적으로 커지자 화들짝 놀라며 "윤 대통령이 공론화를 신속히 해달라는 메시지였다"고 해명했지만 '뒷북 공론화'라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었다. 여론의 압도적 반대에 정책 추진 동력이 사라진 것이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한에서 윤 대통령과 회동을 갖는 것도 불발로 그치면서 윤 대통령 휴가의 대미를 장식했다.

대통령실은 뒤늦게 4일 당일 "대통령의 지방 휴가 일정상 2주 전에 만나지 않겠다고 결정했고,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일주일 뒤에 결정되었다"며 "처음부터 똑같은 사안이라고 다른 각도에서 보겠다고 작정하면 원래 설명한 것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통령실이 일각에서 제기된 '펠로시 홀대' 논란에 반론을 제기했지만, 언론과의 소통과 설명 미흡은 두고두고 윤 대통령에게 짐으로 남을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펠로시 의장과 윤 대통령 간의 면담이 휴가 때문에 불발된 것에 대해  "펠로시 의장도 (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 미국에서도 그렇지만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 미국 사람들도 정확히 알고 있다', 'Family is first' 이렇게 몇 번씩 강조했기 때문에 면담이 없는 것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했다"고 진화했지만, 3~4일 양일간 언론에 휘둘린 점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주말까지 포함해 앞으로 3일이면 윤 대통령의 휴가가 끝난다. 윤 대통령 자신의 입장에서 정국 운영 구상을 마치고 다음주 리더십을 보여야 할 시점이다.

아직 시간은 윤 대통령 편이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어떤 입장을 보이고 하나씩 설득해 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