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 A330, 엔진 이상 탓 정상 운용 차질
AOC 재발급 기다리던 이스타, '수사 날벼락'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코로나19 파고를 넘어 사업 정상화에 안간 힘을 쓰고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경영 차질을 빚고 있어 정상 영업이 요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티웨이항공 A330-300./사진=티웨이항공 제공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정홍근 대표이사(사장)의 중장거리 여객 사업 계획에 따라 최근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로부터 중대형 여객기 A330-300 3대를 도입했다. 티웨이항공은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해당 기종의 기재를 투입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엔진 고장으로 인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서 돌아오는 과정에서 대만 타오위안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엔진에 이상이 생겨 기장의 판단 아래 조치했다는 게 티웨이항공 측 설명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정비를 마쳐 오늘 중으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조치가 늦어진 건 엔진 제작사 롤스로이스plc가 위치한 유럽 지역에서 부품을 수배해야 하는 문제와 지난 7일까지 진행됐던 중국의 대만섬 포위 군사 훈련 탓이다. 앞서 티웨이항공 A330-300 여객기는 제주공항에서도 엔진 결함과 부품 수급 문제로 인해 약 2주일 간 기재 활용을 제대로 못한 바 있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운항 스케쥴이 뒤틀리고 예비기를 띄워야 하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쌓여 결국 항공사 이미지 실추라는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안전'은 항공 사업의 기본임과 동시에 전부"라며 "운항 전후로 철저한 정비를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스타항공 로고./사진=미디어펜 산업부 박규빈 기자

'막장 경영'과 코로나19 사태로 존폐 기로에 서있던 이스타항공은 이상직 전 의원 일가가 충남의 중견 건설사 성정에 매각한 이후 '뉴 이스타항공'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 2월 11일에는 경영진 인사를 단행함과 동시에 3실·7본부·28팀·2파트·5지점으로 조직을 재편했고, 김포·제주·청주 등에 지점을 신설했다.

형남순 성정 회장은 스토킹 호스 방식을 통해 700억100만 원을 들여 이스타항공을 사들였고,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형 회장은 약 300억 원을 추가로 납입했고, 백제CC 등 보유 자산을 매각해서라도 이스타항공을 정상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후 비상 탈출 훈련 등 3000여 가지 국토교통부 심사를 통과해 항공 운항 증명(AOC) 재발급은 쉽사리 이뤄낼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회계 부정 사태를 좌시할 수 없다"며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고, 재비상 꿈을 꾸던 이스타항공은 다시 날개가 꺾이게 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당초 연내 여객기 10대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던 이스타항공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운영을 위한 자금력은 충분하며, 짧은 기간 안에 급격히 늘어 장부상 자본 잠식 상태로 기록된 결손금에는 재운항을 위한 미래 10년 분 항공기 리스비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5월 유상증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도 탈피했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이 같은 이유로 고의로 회계 부정을 저지를 어떠한 동기도 없다는 것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항공사들 사이에는 '국토부가 때리면 맞고, 엎드려 빌라'는 격언이 있다"며 "이스타항공은 또 다시 고난의 행군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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