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빅3와 협력 완성, 탈탄소 기반 '중동 2.0'…한국기업 운동장 마련
포스트오일 시대 준비, 수출·수주·일자리 성과로…정부 후속조치·지원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4박 6일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국빈 방문을 다녀온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성과가 뚜렷하다. 대한민국 외교사에서 중동과의 경제 협력을 한단계 도약시킨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와 관련해 25일(현지시간) 현지 브리핑에서 "중동 Big 3 국가와의 협력을 완성하여 탈탄소 기반의 '중동 2.0'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의 중동 순방 성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90억 달러 규모 MOU, 올해 아랍에미리트(UAE)와의 300억 달러 투자 약속이 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156억 달러, 카타르 46억 달러 등 총 202억 달러 규모의 MOU 및 계약 성과를 올렸다.

중동 Big 3에 진출하려는 대한민국 기업들에게 총액 792억 불 규모의 거대한 운동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최상목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우디, 카타르 순방 계기에 기업들은 총 63건의 MOU와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참여기업과 MOU-계약의 압도적 비중이 사우디 비전 2030, 카타르 국가비전 2030과 관련된 새로운 협력 분야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최 수석은 "특히 우리나라와 중동 국가가 전기차와 배를 같이 만들며 새로운 산업 지도를 함께 그리는 협력은 과거에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모습"이라며 "놀라운 변화이고,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평가된다"고 언급했다.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0월 22일(현지시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함께 걷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그는 정부 역할에 대해 "이번 중동 순방에서 체결된 양측 기업 간 협력 성과들이 조속한 시일 내에 수출과 수주 성과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후속조치와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최 수석이 밝힌 이번 중동 순방의 두번째 성과는 사우디 및 카타르와 '스마트 인프라' 협력을 굳건히 하여 메가 프로젝트 수주전을 선점했다는 것이다.

최 수석은 브리핑에서 "1세대 인프라 수요가 토목, 건축 위주였다면 석유화학플랜트, 담수화 설비 등의 2세대를 거쳐 이제는 친환경 스마트 도시로 대표되는 3세대 인프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번 순방 계기에 디지털 기술과 제조업 기술이 뛰어난 우리 기업들은 25억 불 규모의 인프라 수주 계약과 다수의 인프라 협력 MOU를 체결하며 중동지역 스마트 인프라 시장에 존재감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양국 정상이 네옴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함께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에 최 수석은 "한국 기업이 수주를 추진 중인 250억 불 규모의 철도터널, 옥사곤 항만 사업 등에서 연말부터 추가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뿐 아니다. 정부는 사우디 정부가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한 네옴, 키디야, 홍해, 디리야 등 메가 프로젝트의 수주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중동 순방에 따른 세 번째 성과는 글로벌 에너지 강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및 카타르와 에너지안보 협력을 더 강화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UAE와 체결한 400만 배럴 규모의 국제공동비축사업에 이어, 이번 순방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530만 배럴의 원유공동비축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의 에너지 안보 대응력이 대폭 강화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카타르와도 안정적인 LNG 공급 방안을 논의했고, 그 협력 범위도 LNG 공급사슬 전반으로 넓혔다.

또한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 체결, 155억 달러 규모의 블루암모니아 생산협력 계약을 통해 중동 핵심 협력국과의 수소 연대까지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이번 국빈 방문에서 윤 대통령이 앞서 유엔(국제연합) 총회에서 제안한 '무탄소연합'을 지지하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최 수석은 이에 대해 "정부는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국민들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에너지 안보를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수석은 이번 순방의 종합적 성과에 대해 "순방이 곧 민생행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며 "그동안 순방에서의 수출과 수주 성과가 일자리 창출과 국민들께서 체감하는 성과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최 수석은 "이번 정상 순방시 경제사절단 구성을 보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중소-중견기업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며 "스마트인프라 등 신산업 분야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카타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도하의 카타르 왕궁인 '아미리 디완'에서 열린 한·카타르 MOU 서명식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대화하고 있다. 2023.10.25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번 중동 순방 후속조치에 즉각 착수할 계획이다.

최 수석은 이와 관련해 "MOU와 상담 실적 등이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수출과 수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도 물가와 일자리 창출과 민생을 모든 순방의 중심에 두고 우리 기업과 근로자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운동장을 넓혀 나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높다. 경제영토를 글로벌로 확장하여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정상 순방은 한국 기업들이 시장을 넓히기 위해 필요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의 글로벌 세일즈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는 중동의 거대한 변화를 읽고 남들보다 한발 앞서 그 흐름에 올라타야 새로운 협력 사업의 기회를 잡을 수 있기도 하다.

윤 대통령이 주도하는 '중동 2.0'으로의 전환이 향후 공동번영의 시대를 열지, 국민과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