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전문성 기준 발탁…관료·현장경험·학계 고려
'즉각 일할 수 있는' 장관 후보자…경제·실무 코드 공통점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지명하는 등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장관 6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하고 나섰다.

당초 총선 출마로 인해 최대 10명 안팎의 장관을 교체할 것이라 관측됐지만, 다소 신중하게 개각에 임하는 것으로 읽힌다. 또한 정책 일관성과 경제팀 내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염두에 뒀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의 이날 개각 키워드는 '전문가 중시'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에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에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에 오영주 외교2차관을 각각 지명했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군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오영주 후보의 경우, 외교부 관료로서 중소벤처기업 해외 진출 지원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2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2023년도 제50회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날 오후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정무직 장관급 인사 발표를 하면서 중점적으로 강조했던 것도 '전문성'이다.

김대기 실장은 최 부총리 후보자에 대해 "정통 경제 관료로서 기재부 1차관 등을 거치면서 거시 금융 등 경제 전반에 걸쳐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갖고 있는 경제정책 최고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또한 강정애 보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저명한 여성 경영학자로 학계 내에서 신망이 두텁다"며 "6.25 참전용사의 딸이고, 시댁 독립유공자의 손주 며느리로서 평소 남다른 관심과 식견을 갖고 있어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손미령 농림축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김 실장은 "도농균형발전, 농어촌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정부 농정정책에 참여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축적해온 현장 감각으로 살기 좋은 지방시대 구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상욱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김 실장은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 및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한 정통 관료"라며 "풍부한 정책 경험과 현장 경험을 두루 겸비하고 있어서 국민 주거안정 모빌리티 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이번 장관 후보자 중 가장 젊은 1970년생"이라며 "해양과학기술원장에 파격 발탁된 후 해양수산분야의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수산물 안전관리 강화와 어촌관리 강화 등 산적한 정책 현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오영주 중기벤처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김 실장은 "외교부 개발협력국장, 주베트남 뿐만 아니라 외교부 2차관을 역임하면서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 왔다"며 "경제외교 분야에서 쌓아온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 중소기업의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화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2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2023년도 제50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날 지명된 6명의 후보자 중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한 5명 후보자 전원이 관련 업무의 실무 경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개각은 총선 출마자들의 공석을 채우는 정치적 취지로 비롯됐지만, 윤 대통령은 현장 실무를 중심으로 '즉각 일할 수 있는' 장관 후보자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즉시전력감을 투입한 셈이다.

특히 국가보훈부를 제외하고 이날 개각을 단행한 5개 부처 모두 경제 관련 중앙부처다.

윤 대통령이 이번 개각에서 '경제'와 '현장 실무 전문성'이라는 두 가지 코드를 함께 갖고 가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가 남아있지만 갑작스레 큰 결격사유가 돌출되지 않는한, 6명의 장관 후보자 모두 임명될 전망이다.

앞으로 6개 부처가 인수인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정책 드라이브에 순탄하게 들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