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산·롯데e커머스 신임 대표에 ‘외부 전문가’ 영입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롯데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에서 미래 경쟁력과 성장 전략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전체 계열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4개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면서, 특히 e커머스와 미래성장실 등 신사업 부문에는 기존에 없던 인물을 심어 변화를 모색했다. 

롯데는 6일,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각 사별로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 이훈기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사장(왼쪽),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오른쪽)/사진=롯데지주 제공


먼저 롯데그룹의 화학사업을 5년간 진두지휘했던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김교현 부회장이 용퇴하고, 후임으로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이훈기 사장이 부임한다. 1967년생인 이훈기 사장은 1990년 그룹 기획조정실로 입사해, 2010년 롯데케미칼 기획부문장, 2019년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20년부터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을 맡아 M&A, 미래 신사업 발굴을 총괄했다. 

식품군 총괄대표 이영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 식품군의 포트폴리오 개선, 글로벌 사업 확대,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등을 총괄 지휘하며 안정적인 흑자 수익구조를 만들어 낸 성과를 인정받았다.
 

 세대교체 가속화...젊은 리더 배치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는 계열사 대표이사의 세대교체를 더욱 가속화한다.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이 퇴진하고, 이를 포함한 계열사 대표이사 14명이 교체된다. 이로써 롯데 계열사 40대 대표이사는 신임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와 기존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대표, 에프알엘코리아 정현석 대표를 포함해 총 3명이다.

사장 직급의 경우 전년에 비해 5세 젊어졌다. 이번에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고수찬 부사장,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고정욱 부사장, 롯데백화점 정준호 부사장 등 총 3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근 3년 내 사장 승진 중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가 롯데그룹 ‘젊은 리더’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신유열 전무는 1986년생으로 올해 37살이다. 지난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한데 이어 1년 만에 전무를 달게 됐다. 

신유열 전무 승진과 동시에 롯데지주는 글로벌 및 신사업을 전담하는 미래성장실을 신설했다. 신 전무가 신임 미래성장실장을 맡는다. 그간 다양한 글로벌 투자 경험을 토대로 그룹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의 중책을 수행할 예정이다.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한다. 롯데그룹 미래성장의 핵심인 바이오사업 경영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CDMO기업으로의 성장을 이끌 계획이다.

앞서 신유열 전무는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재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왔다. 롯데케미칼 동경지사에서 사업기회 발굴에도 힘썼다. 

   
▲ (왼쪽부터)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전무, 노준형 롯데지주 ESG 경영혁신실장 부사장, 박익진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 부사장/사진=롯데지주 제공


 순혈주의 타파...외부전문가 영입

롯데는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각 분야의 외부전문가를 영입했다. 

신임 롯데물산 대표이사로 내정된 장재훈 부사장은 글로벌 자산관리 종합서비스 기업 JLL 코리아 현 대표다. 23년간 부동산 관련 업무를 폭넓게 수행한 명실공히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이다. 장 부사장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롯데물산을 글로벌 종합 부동산 회사로 전환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신임 롯데e커머스 대표로 내정된 박익진 부사장은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를 지냈다. 박 부사장은 커머스플랫폼 기업 관리 및 마케팅, 상품, 신사업 등 다방면의 컨설팅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e커머스의 턴어라운드와 오카도(OCADO) 시스템과의 시너지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AMC 대표이사로 내정된 HL리츠운용 출신 김소연 전무는 ‘국내 첫 부동산 자산운용 여성 CEO’이다. 김소연 전무는 약 30년 이상 부동산개발시행, 컨설팅, 자산운용 등 관련 분야에서 근무했다. 부동산 자산운용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존 롯데 계열사들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 유동화 뿐만 아니라, 신규 부동산 투자도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도 외부에서 물류 전문가를 영입해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롯데는 지난 9월 롯데GFR 대표이사 신민욱 전무, 10월 롯데지주 디자인전략센터장 이돈태 사장을 영입하며 올해 총 6명의 대표이사급 임원을 외부 전문가로 영입했다.

   
▲ 장재훈 롯데물산 대표이사 부사장(왼쪽), 김소연 롯데에이엠씨 대표이사 전무(오른쪽)/사진=롯데지주 제공


 전문인력 재배치...여성 임원도 확대 

롯데는 내부 전문가들을 그룹 내 전략적 재배치함으로써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인다. 

롯데정보통신에서 신사업 및 IT·DT사업을 주도한 노준형 대표이사를 신임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으로 내정했다. 노준형 실장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재임 시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UAM, 자율주행, NFT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롯데그룹의 비즈니스 전환을 주도해 온 만큼 그룹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완성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디지털 역량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시장 환경에서 롯데 또한 IT·DT 전략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롯데AMC 김소연 대표를 신규 등용하며 여성 리더십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여성 대표이사는 기존 롯데GFR 신민욱 전무, 롯데멤버스 김혜주 전무를 포함해 총 3명이 된다. 2018년 첫 여성 CEO를 발탁한 이후 최대 규모다.

여성 임원 규모도 확대했다. 전무 이상 고위임원 중 여성의 비중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9.8%로 증가한다. 

또한 5명의 여성 임원(상무보)을 상무로 승진시켜 조직 전면에 배치했다. 신규 여성 임원은 백화점 김지수 상무보, 홈쇼핑 조윤주 상무보, 호텔 김현령 상무보, 정보통신 오혜영 상무보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4명이 배출됐다.

여성 임원은 지난해 47명(7%)에서 올해 54명(8%)으로 7명이 증가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임원인사 방향은 젊은 리더십 전진 배치, 외부 전문가 영입 확대, 글로벌 역량 및 여성 리더십 강화 등으로 압축된다”며 “그 결과 전체 임원 규모의 변화는 크지 않으나, 지난해 대비 주요 경영진이 대폭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