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으로 중국인 인플루언서 홍보예산 등 증액…국민 납득할 지 의문”
“본예산서 검토됐어야 할 사업...전쟁 추경이라고 끼워넣는 건 국민 기만”
문체위 검토보고서 “시급성 요건 미흡...추경 목적과 직접 관련성 부족”
“본예산에 이미 46억 5300만 원 편성...급박함 요하는 사항도 아니야”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정부가 총 26조 원 규모의 이른바 ‘전쟁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추경안에 반영한 일부 사업들이 편성 취지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외래관광객 유치 마케팅 예산 306억 원 증액이다. 이는 당초 본예산 46억 5300만 원 대비 657.6% 늘어난 규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은희 의원실에 따르면, 문체부는 이번 추경안에 중화권 시장 유치 확대 명목으로 총 306억 원의 증액 예산을 편성했다. 

세부 내역을 살펴 보면 중국인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SNS 홍보마케팅 50억 원을 포함, 중국 시장 홍보·마케팅 208억 원, 관광상품 개발 및 판촉 49억 8600만 원, 중국인 환대·편의 개선 48억 1400만 원 등이다. 

   
▲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2026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6.4.2 [국회사진기자단]./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번 추경이 중동전쟁 위기 상황에 따른 고유가 대응과 물가·민생 안정을 위한 시급한 사업 중심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홍보·마케팅 강화 예산은 성격상 '위기 대응용 긴급 추경'이라기보다는 본예산 단계에서 충분히 검토·편성했어야 할 상시 정책사업에 가깝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도 이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 

검토보고서는 “추경안의 편성 요건 중 ‘예측불가능성’ 및 ‘시급성’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다음연도 본예산 편성을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급박함을 요하는 사항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화권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홍보·마케팅 강화는 이번 추경안의 편성 목적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고유가 장기화와 국제 정세 변화로 중국발 해외여행 수요를 한국으로 전환해, 2026년 중국 관광객 700만 명 유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역시 충분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관광객 유치 확대 목표는 이미 본예산 편성 및 심의 과정에서 일부 반영돼 46억 5300만 원이 편성돼 있었던 사안인 만큼, 이번 추경에서 새롭게 발생한 예측불가능한 변수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사진=조은희 의원실 제공


추경은 기존 사업의 규모를 편의적으로 확대하는 수단이 아니라, 본예산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급박한 수요에 한정돼야 한다는 것이 재정 운용의 기본 원칙이다.

조 의원은 “중국 SNS인플루언서를 지원하는 등 홍보예산이 추경으로 시급하게, 그것도 본예산의 6배가 넘는 규모로 증액돼야 한다는 점을 국민들께서 과연 납득하실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기존 사업들과 유사·중복되는 사업들마저 다수 포함된 상황에서 엄밀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소중한 재정이 비효율적으로 쓰일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효과성, 집행가능성에 대해 본예산에서 충분히 검토됐어야 할 사업들마저 전쟁 추경이라고 끼워넣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이번 추경이 시급한 민생예산에 우선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엄정하고 정밀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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