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 30일 기준 KRX 금 시세 21만원대로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금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20% 급락하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과 미 연준(Fed)의 금리 인하 지연 전망이 금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금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20% 급락하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금 시세는 1g당 21만 7240원으로 마감하며 이달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29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26만 9810원) 대비 약 20% 하락한 수치다.

통상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 금값이 상승하는 안전자산 공식이 이번에는 작동하지 않았다. 지난달 초 이란 전쟁 발발 직후 일시적으로 22만 원대를 회복하는 듯했으나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 금 선물 시장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CME) 산하 코멕스(COMEX)의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629.6달러로 이달 최저점에 머물고 있다.

우하향 곡선의 배경에는 고물가, 고금리 유지 전망이 금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고, 이로 인해 미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보탰다.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인 금은 고금리 환경에서 달러화 대비 투자 매력도가 낮아지는 특성을 지닌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유력한 케빈 워시 후보자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워시 후보자는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로 분류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동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긴축을 강행하면 경기 침체가 우려되므로 차기 의장이 급격한 긴축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고유가가 장기화되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핵심 헤지 자산으로 금값이 다시 반등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워시 체제에서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양적긴축(QT)이 병행되면 유동성을 선반영하는 금값의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달 중 전쟁이 종식되어 반등하더라도 전고점을 상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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