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지분 확보 등 지주사 규제 해소
자금 유연성 앞세워 전략적 투자 전망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한국콜마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 밖으로 나오며 투자 자율성을 확보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한국콜마가 지주사 자격 유지를 위한 지분 방어 대신 본업인 화장품 제조·개발·생산(ODM) 인프라 확충 등 외형 성장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한국콜마종합기술원./사진=한국콜마 제공


28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지난 22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지주사 제외 사유는 지주비율 하락이다. 이는 자산총액 대비 보유 자회사의 주식가액 비율을 뜻하는데, HK이노엔 등 자회사의 자산 가치가 한국콜마 기준 5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지주사 자격을 상실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주사 적용 제외가 한국콜마의 사업 다각화 및 외형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비상장 자회사는 50% 이상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며, 부채비율 제한 및 손자회사 출자 규제 등 엄격한 행위 제한을 받는다.

한국콜마는 지주사 지위에서 벗어나면서 이러한 규제 사슬이 끊겼다. 이로써 한국콜마는 향후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상장사를 인수하거나, 자회사를 상장시킬 때 수천억 원에 달할 수 있는 의무 지분 매입 자금 부담에서도 자유롭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규제에서 벗어나면서 소액 투자나 전략적 업무협약(MOU) 등을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은 사실"이라며 "기업이 당장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신규 투자 진행 시 자금 운용의 효율성과 유연성이 이전보다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금 운용의 융통성을 확보한 한국콜마는 본업인 화장품 ODM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K-뷰티 호조로 핵심 고객사들의 수주가 증가하며 국내외 생산시설 가동률이 상승하는 추세다. 자금 여력을 북미 시장 등 해외 인프라 확충과 생산 공정 고도화에 투입할 수도 있다.

나아가 핵심 자회사인 HK이노엔과의 제약·바이오 시너지 확대 및 공격적인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주사 관련 제약들이 해소되면서 유망 바이오 벤처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 등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전략을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지주사 유지라는 명분 대신 화장품과 헬스케어 양대 축의 실질적인 성장을 택한 셈이다. 

다만 한국콜마가 향후 지배구조 재편이나 지주회사 체제 복귀를 재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정거래법상 지주비율은 자산 구조 변동에 따라 언제든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이번 공시와 관련해 지주회사 적용 제외 사실 외에 추가적인 구조 개편이나 지분 조정 등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핵심 컨트롤타워인 콜마홀딩스 지주사를 통한 지배구조가 견고하기 때문에 한국콜마의 지주사 제외로 인한 지배구조 리스크는 없다"며 "회사 측 역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인위적으로 지주체제 복귀를 도모하기보다는 규제 완화로 확보된 자율성을 바탕으로 본업과 바이오·헬스케어 등 신사업 투자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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