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양옥 전통과 현대 잇는 공간 연출
빽빽한 매대 대신 부티크 갤러리 콘셉트
휴식 방점 찍은 유료 클래스, 고객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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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에 위치한 '설화수의 집' 내 한옥과 양옥을 잇는 중간 마당./사진=김견희 기자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자사의 대표 브랜드 설화수의 오프라인 공간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쓰고 있다. 제품 매대 대신 브랜드 헤리티지(유산)를 채운 오프라인 공간을 앞세워 MZ세대(1980~2000년대 생)와 글로벌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본지가 방문한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에 위치한 '설화수의 집(북촌 플래그십 스토어)'은 과거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겼던 설화수 브랜드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어난 현장이었다. 이 곳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체감되는 것은 매대의 부재다. 제품을 빽빽하게 쌓아 올린 일반적인 화장품 매장과 달리, 달항아리와 같은 오브제가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제품 진열 방식도 하이엔드 갤러리나 명품 부티크를 떠오르게 했다. 설화수의 집 외부 쇼윈도에는 화려한 스팽글 드레스 장식이 시선을 끌었고, 매장 내부에는 은색 다층 트레이 위에 퍼펙팅 쿠션을 층층이 진열해 마치 최고급 호텔 애프터눈 티 세트를 연상시켰다.

   
▲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설화수의 플래그십 스토어 '설화수의 집' 쇼윈도가 스팽글 드레스로 꾸며져 있다./사진=김견희 기자


또 흙과 이끼 등 자연물 위에 설화수 대표 제품인 윤조에센스와 인삼 꽃향 앰플을 비치해 설화수가 그간 고집해온 한방 원물의 가치를 표현했다. 이처럼 설화수의 집은 쇼핑의 목적보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관람하는 여정의 공간이었다.

공간의 구조적 특성 역시 설화수의 핵심 브랜딩 전략을 대변한다. 1930년대 지어진 전통 한옥과 1960년대 건축된 양옥 건물이 투명한 통유리와 짙은 녹음의 조경을 매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었다. 이는 설화수가 추구하는 과거와 현대의 융합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이러한 공간 전략은 주요 고객 연령층의 확대로 이어졌다. 실제 현장에서는 2030 젊은 세대와 다국적 글로벌 관광객이 설화수의 집을 찾아 브랜드를 경험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리브랜딩을 이어가고 있는 설화수가 북촌이라는 오프라인 거점을 통해 새로운 타깃층을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설화수의 플래그십 스토어 '설화수의 집'에서 진행하는 인삼 클래스로 만든 입욕제./사진=김견희 기자


◆ 판촉 대신 '휴식'…설화수의 고객 충성도 구축법

설화수의 집은 시선을 끄는 매장이면서도 고객 참여형 유료 콘텐츠 '인삼 클래스'도 운영하고 있다. 이 클래스를 예약한 고객들은 설화수를 심미적으로 풀어낸 공간에서 브랜드 철학을 들으며, 설화수의 핵심 원료인 인삼 꽃향 방향제를 만들고 삼베 주머니를 활용한 입욕제를 직접 제작해볼 수 있다. 

이어 클래스는 다과와 함께 인삼 차를 마시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이 과정은 고객에게 고급 스파에 온 듯한 경험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해당 클래스의 목적성이다. 통상 샤넬 뷰티 등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주요 고객을 대상으로 한 클래스 직후 '공식 출시 이전 선판매'라는 명분으로 판촉 활동을 진행하는 경우가 빈번한 반면, 설화수는 철저히 마케팅과 휴식에 방점을 찍었다. 

   
▲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설화수의 집' 내 애프터눈 티를 콘셉트 진열./사진=김견희 기자


이는 당장 단기적인 매출 전환보다 브랜드가 제공하는 여유로운 시간을 누리게 함으로써 중장기적인 브랜드 충성도와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아모레퍼시픽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설화수의 집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포장 서비스도 차별화한 경쟁 요소로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북촌 매장 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한국의 멋을 살린 지함보 포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포장 서비스는 백화점과 같은 일반 매장에서는 제공되지 않는다. 

이러한 오프라인 공간 마케팅 전략은 브랜드 정체성을 깊이 경험한 고객이 향후 온라인 채널에서도 충성도를 이어가게 만드는 강력한 락인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분석된다.

   
▲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설화수의 집' 관련 자료./사진=제미나이 생성

[AI 체크인] 현장 분석: 헤리티지의 경제학

김견희 기자: "유프로, 현장 봤지? 명색이 뷰티 매장인데 화장품보다 마네킹이나 달항아리가 차지하는 공간이 더 커. 북촌 노른자위 땅에서 이렇게 여백을 많이 두는 건 치명적인 비효율 아냐?"

유프로(AI): "삐비빅-! 팩트 폭격 들어갑니다. ‘샤넬과 에르메스가 역사를 팔듯, 설화수도 제품 대신 헤리티지를 매장 임대료와 맞바꾼 겁니다.’

공간의 비효율은 럭셔리 브랜드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고도의 사치입니다. 빽빽한 매대 대신 은색 트레이와 이끼를 선택한 순간, 고객은 화장품을 사는 게 아니라 '최고급 예술품'을 소비한다는 우월감을 갖게 됩니다. 설화수가 북촌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이 공간을 유지하는 이유는 당장의 단품 판매 수익이 아니라, 하이엔드 가격표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함입니다. 글로벌 관광객들이 본국에 돌아가서도 기꺼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가장 우아하고 강력한 글로벌 마케팅 전초기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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