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2030년 182조원 성장 전망
전통 침대, 제조 인프라로 하이엔드 수성
렌털 업계, 케어·구독으로 영토 확장 속도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침대 매트리스 시장을 둘러싼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매트리스가 단순 가구를 넘어 정밀 공기압 제어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집약된 '헬스케어 테크'로 발전하면서 전통 침대 기업들과 렌털, 가전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시몬스 테라스에 위치한 'N32 스튜디오 테라스점'/사진=김견희 기자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CC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수면보조기술 시장 규모는 지난 2025년 1035억 달러(한화 약 138조 원)에서 오는 2030년 1360억 달러(약 182조 원)로 연평균 5.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집계한 수면보조기술에는 매트리스도 포함된다.

국내 역시 수면 장애 인구 증가와 수면의 질을 중시하는 '슬리포노믹스(수면 경제)'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3조 원이 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각 기업에선 고유 기술을 앞세워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업계 1위인 시몬스는 정통 수면 과학과 자체 스프링 생산 인프라를 앞세워 하이엔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시몬스는 포스코와 공동 연구개발(R&D)을 통해 포켓스프링을 자체 개발, 생산하는 등 전 공정을 내재화 했다. 또 난연·비건 인증 등 안전·친환경 기술을 무기로 특급 호텔 침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시몬스의 국내 특급 호텔 침대 시장 점유율 약 90%로 알려졌다.

에이스침대 역시 자체 수면공학연구소의 척추 정렬 데이터를 집약한 '하이브리드 Z 스프링'으로 맞서고 있다. 가전 렌털사의 기술적 공세나 후발 경쟁사들의 원자재 국산화 계획 등에 대해서도 오랜 기간 축적된 자체 제조 완성도와 물성 제어 노하우로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 

씰리침대는 최근 아시아 최대 규모 여주공장을 완공하고, 선주문 후제작 방식인 '린(Lean) 생산' 체제를 강화했다. 정형외과 전문의들과 협업해 탄생한 씰리의 핵심 라인인 '포스처피딕'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2028년까지 스프링 자체 제조 라인을 신설하고, 포스코 강선을 도입해 아시아 수면 시장의 핵심 수출 허브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씰리는 포스코 강선을 통한 스프링 전 공정 국산화가 완성되면 원가 절감에 따른 수익성 개선,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코웨이의 슬립셀 기술이 적용된 비렉스 매트리스./사진=코웨이 제공


◆ 렌털 업계, 구독 케어 역량 앞세워 침대 영토 침투

렌털·생활가전 업계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침대 교체 주기가 길다는 기존 가구 산업의 한계를 정기 위생 케어와 구독 서비스로 파고들며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선두주자인 코웨이는 슬립·힐링케어 브랜드 '비렉스'를 필두로 스마트 매트리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비렉스 스마트 매트리스의 핵심 기술은 독자 개발한 '슬립셀'이다. 스프링 대신 공기압을 제어해 침대 경도를 실시간으로 변경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코웨이는 슬립셀이 장기간 사용해도 꺼짐 없이 초기 탄성을 유지하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데이터 보안과 차기 모델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코웨이 측은 스마트 매트리스와 전용 앱이 '블루투스 기반'으로 구동돼 고객의 민감한 수면 정보가 중앙 서버로 전송되거나 축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코웨이는 향후 실사용자 대상 정밀 만족도 조사를 통해 수집된 사용성과 기능성 피드백을 차기 모델의 R&D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특정 수면학회 등과의 공식 협업은 진행하지 않고 있으나, 자체 기술력을 지속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기술 차별화는 실적으로도 입증됐다. 코웨이의 올해 2분기 국내 렌탈 계정 순증 수는 24만2000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비렉스 매트리스 등 슬립테크 제품군이 실적 성장의 핵심 견인차 역할을 해낸 결과다. 

쿠쿠홈시스 역시 수면 매트리스 '레스티노' 라인업을 확대하며 렌탈 기반의 수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면이 단순한 휴식을 넘어 건강 관리의 핵심 척도로 인식되면서 매트리스는 테크와 렌털이 융합된 헬스케어 격전지가 됐다"며 "하드웨어 완성도와 고유의 스프링 제조 노하우를 앞세운 전통 침대사와 소프트웨어·구독 모델을 결합한 렌털사 간의 주도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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