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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와 마르케스가 판소리를? 이자람의 ‘작창’

2026-03-16 09:58 |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와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세계 문학의 거장들이 남긴 텍스트가 한국의 전통 가락인 판소리와 만난다면 어떤 빛깔을 낼까. 

그 불가능해 보이는 결합을 현실로 만들어 세계를 놀라게 한 소리꾼 이자람이 오는 4월 2일 마포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마포문화재단이 기획한 '작창 2007/2015'는 제목 그대로 이자람의 예술 인생에서 변곡점이 되었던 두 해를 조명한다. 

소리꾼 이자람이 세계 문학의 거장들이 남긴 텍스트로 한국의 전통 가락인 판소리 무대를 올린다./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2007년 초연된 '사천가'는 이자람을 ‘창작 판소리의 기수’로 우뚝 세운 작품이다.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바탕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성을 날카롭게 해학한 이 작품은 폴란드 콘탁국제연극제 최고 여배우상을 비롯해 프랑스, 미국 등 전 세계 평단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굿 장단과 삼바 리듬이 판소리와 뒤섞이는 파격적인 무대는 지금도 공연계의 전설로 회자된다.

함께 선보이는 '이방인의 노래'(2015년 초연)는 마르케스의 소설을 토대로 현대인의 고독과 불안을 어루만지는 작품이다. 타지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쓸쓸함과 연대를 담아낸 이 소리는 프랑스와 대만 등 해외 공연 당시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공연은 두 대표작의 정수만을 뽑아낸 갈라 형식으로 진행되어, 관객들은 단 하루 동안 이자람이 구축해온 거대한 음악적 우주를 한자리에서 경험하게 된다.

고수 이준형과 기타·베이스의 김정민이 가세해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무는 이번 무대는 판소리가 박제된 전통이 아닌, 동시대를 호흡하는 강력한 예술임을 증명할 예정이다. 세계 무대가 먼저 알아본 이자람의 목소리가 전하는 위로와 풍자, 그 압도적인 에너지를 확인하고 싶다면 이번 마포아트센터 무대를 주목해 보자.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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