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발급받은 후 사용하지 않아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휴면카드가 지난해 1700만장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카드사들이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출시 경쟁과 캐시백 이벤트 등 일회성 마케팅으로 신규 회원 모집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휴면카드는 1년 이상 기간 동안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법인 신용카드로 장기간 사용하지 않아 분실이나 도난 시 이를 즉각 인지하기 어려워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크다.
발급받은 후 사용하지 않아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휴면카드가 지난해 1700만장을 넘기면서 카드사들이 신규 회원 유치와 동시에 기존 회원도 잡아둘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고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또 카드사들은 휴면카드가 늘면 회원 모집비, 카드 심사, 발급, 배송 등 회수할 수 없는 매몰비용 증가와 고객 이탈에 대한 부담 등을 겪게 되는데 이에 신규 회원 유치와 동시에 기존 회원도 잡아둘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16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의 지난해 말 기준 휴면카드는 1724만3000장으로 전년 말(1581만4000장) 대비 9.0% 증가했다.
휴면카드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22년 말 1197만7000장이던 8개 전업 카드사의 휴면카드 수는 2023년 말 1399만3000장을 기록했고, 2024년 말에는 1500만장을 넘어섰으며 지난해에는 1700만장을 돌파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카드가 267만1000장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카드(246만8000장), 신한카드(232만2000장), KB국민카드(231만5000장), 삼성카드(212만3000장), BC카드(193만9000장), 하나카드(179만1000장), 우리카드(161만4000장) 순이다.
같은 기간 총 신용카드 수 대비 휴면카드의 비중은 BC카드(48.4%)가 가장 높았고, 이어 롯데·하나카드(18.38%), 우리카드(15.6%), 현대카드(12.89%), KB국민카드(12.48%), 삼성카드(11.94%), 신한카드(10.81%) 순이다.
이처럼 휴면카드가 증가하는 배경으로는 카드사들의 PLCC 확장이 꼽히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에서 발급한 PLCC 카드는 2020년 172만장에서 2024년 316만장까지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186만장이 발급됐다.
PLCC는 카드사가 특정 기업과 손잡고 전용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다. 국내 카드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해당 기업의 충성고객을 자사 주요고객으로 만들 수 있어 항공, 유통, 카페 등 다양한 산업군과 손잡고 출시에 열을 올렸다.
계속해서 새로운 브랜드와 협업한 PLCC 카드가 나오는데 특정 브랜드와 제휴된 카드인 만큼 사용처가 제한적으로 발급받기 전 목적했던 소비에 대한 할인을 받고 나면 이용 빈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또 토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플랫폼을 통해 카드를 발급받고 정해진 기간 내 일정 금액 이상 결제하면 캐시백해주는 이벤트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주력 카드를 가지고 있음에도 니즈와 혜택에 따라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받은 후 보조 형태로 두면서 자연스럽게 휴면카드로 전환되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이 발급받은 카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만큼 카드사들은 휴면카드를 줄이기 위해 휴면고객의 과거 소비 이력을 토대로 한 개인화 마케팅 등으로 휴면고객의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